▲ 고성중앙고2 최아린

 ‘제노비스 신드롬’이라는 용어를 아는가? 주위에 사람이 많을수록 책임감이 분산돼 어려움에 부딪친 한 사람을 도와주는 걸 주저하게 된다는 이른바 ‘방관자 효과’ 또는 ‘구경꾼 효과’를 말한다. 이는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키티 제노비스 살해사건에서 유래된 말로 1964년 3월 13일 새벽 미국 뉴욕 퀸스 지역 주택가에서 키티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강도에게 살해되었고 35분간이나 계속된 살인 현장을 자기 집 창가에서 지켜본 사람은 모두 38명이었으나 이들 중 누구도 제노비스를 도와주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위에서 제시한 ‘제노비스 사건’뿐만 아니라 2012년 발생한 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에서 사건 당시의 피해 여성이 7분이 넘게 비명을 질렀고, 목격자가 있었음에도 아무도 나서지 않아 여성은 성폭행당한 후 살해되었고, 또한 한창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에서도 목격자가 있었으나 가해 학생들이 피해 학생을 폭행 장소까지 끌고 간 4백여 미터 거리 동안 아무고 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렇게 ‘목격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와주기는커녕 신고조차도 하지 않고 외면하는 이 현상을 우리가 더 손 놓고 바라만 봐야 하는가? 에 관해 묻고 싶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거두절미하게 말하자면, 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더 나아가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상황이라면 최소한 ‘신고’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살인사건, 강도사건 등 이러한 범죄가 자신에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가? 아니면 만약 내가 그러한 상황에 부딪쳤다면? 누군가가 나를 목격하고 지나치는 그런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면? 얼마나 비참한 상황이 아닐 수가 없다. 분명 누구 한 명이라고 신고라도 하였더라면 그들이 허무하게 세상을 떠나는 것을 막을 수도 있었다. 아무리 보안과 과학 기술, 경찰의 시스템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모든 사람이 범죄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가정폭력이나 학교폭력과 같은 정말 우리의 가까운 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도 집안일이나 개인적인 일이라고 치부하지 않고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고 돕는다면 극단적인 선택, 죽음의 문턱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계속 우리가 우리 주변의 상황을 외면한다면 ‘나비효과’로 더욱더 상황을 위의 사건과 같은 아니, 더 끔찍한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한창의 젊고 어여쁜 아가씨가 이유 없이, 그것도 아파트 한복판에서 수많은 사람 눈에서 살해당했다. 이 끔찍하고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범인은 무서운 괴물 임이 틀림없지만, 그렇다면 따뜻한 방 안에서 그녀의 죽음을 수수방관한 38명의 이웃은 어떤가? 그들이 아무 죄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그들은 무시무시한 범죄자일까, 무관심한 방관자일까? 만약, 당신의 눈앞에서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나라면 이 발달한 과학 기술을 이용하여 최소한 신고를 하며 도울 것이다.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큰 힘이 되고. 누군가의 피해를 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무관심한 세상에서 나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 외의 모두도 함께 살아간다. 옛말에 ‘뿌린 대로 거둔다’고 내가 세상에 무관심하면 세상도 나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