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이 추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고성군민들의 일상도 바뀌고 있다.
고성군의 경우 첫 번째 확진자 발생 이후 일주일 동안 잠잠해 추가 확진자 없이 넘어가나 했으나, 지난 1일 추가 확진자까지 나오면서 코로나19 예방에 더욱 조심하는 분위기다.

▲ 코로나19 발생 이후 뉴스와 정보를 얻기 위해 고성군 공식밴드에 몇 번이고 접속하는 것이 군민들의 일상이 됐다.

▲아침에 눈 뜨면 코로나 뉴스부터 확인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확진자가 몇 명 늘었나. 고성에는 또 없나. 뉴스와 고성군 공식밴드 먼저 봐요.”
지난달 23일 고성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뒤 대다수의 군민들은 코로나19 뉴스로 아침을 시작하고 마무리 한다고 한다.
특히 확진자가 사는 지역, 동선 파악에 집중하는데, 이들과 사는 곳이나 동선이 겹쳐 혹여나 나도 모르는 사이 접촉하지는 않았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심지어 2차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확진자의 기본적인 신상을 공개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군민 A씨는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어디 사는지, 어딜 들렀는지, 또 누구와 접촉했는지 등 지인들과 하루에도 수차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개인 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기에 확진자의 정보는 매우 상세하고 신속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마스크 구매를 위해 판매 3시간 전부터 기다리고 있는 군민들

▲생활필수품 된 마스크. 구매 위해 2~3시간 줄서기는 기본
코로나19 확산 이후 각종 모임, 회의, 행사 등이 취소되며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을 보기 힘들지만, 오전 시간 각 읍면 농협 마트, 우체국 앞은 매일 같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바로 코로나19 예방 필수품이라 불리는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특히 초고령화 사회인 고성의 특성상 나이가 많은 노인들도 이른 아침 시간대부터 나와 줄을 서있는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타까운 마음마저 들게 만들고 있다.
대가면에서는 마스크 구매를 기다리는 어르신들과 주민들을 위해 대가농협과 협의해 마트 앞에 의자를 제공하기도 하는 진풍경도 열렸다.
한 군민은 “고성 거리가 조용한데 마스크를 파는 곳만 북적인다. 다닥다닥 붙어 줄 서 있으면 오히려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도 마스크를 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줄 서 기다릴 수 밖에 없다”면서 “2~3시간 줄서도 겨우 5매 정도고, 못 사서 돌아가는 사람도 있으니 언제까지 이런 일을 반복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제는 마스크가 휴대전화 다음으로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된 지금 이 마스크 대란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군민들의 걱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코로나19로 유치원과 학교 개학이 3주나 연기되고 아이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초등학교 운동장이 텅 비어있다.

▲또 미뤄진 개학...예방 좋지만 부모도 아이도 ‘모두 답답’
코로나19 확진자 중 만19세 이하 미성년자도 200명이 넘으면서 교육부는 지난 2일 전국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개학을 2주일 더 연기했다.
이에 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 특히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같이 어린 아이를 둔 학부모들은 안심은 하지만 아이 돌보기에 고민도 많다.
학부모 B씨는 “처음 개학이 일주일 연기됐을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2주나 더 연기 되면서 집에만 있는 애들도, 일하면서 애들 밥 챙기고 수시로 돌봐야하는 부모들도 여간 지치는게 아니다”며 “아이들 안전을 위해 개학이 연기된 것은 좋지만 친구들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많은 시간을 집에서만 보내야하는 것이 답답하다”고 했다.
가장 답답한건 아이들이다.
대부분의 학원, 체육관 등도 잠정 휴원에 들어가는 바람에 밖에 나올 일도 적고 친구들을 만나기도 어렵다.
아이들과 학생들이 뛰어놀기 위해 많이 찾던 고성초등학교 운동장도 연일 썰렁한 모습이다.

▲군민들 외출 자제에 버스·택시 업계도 타격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자 대중교통인 버스와 택시 업계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길거리에 인적이 드물어 손님이 줄어든 것 뿐만 아니라 어느 누가 버스나 택시를 앞서 탓을지 모르니 군민들이 불안한 마음에 버스와 택시 이용을 피하는 것이다.
고성읍의 한 택시기사는 “안 그래도 고성 경기가 좋지 않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에는  손님이 그 절반도 안 되는 것 같다”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차에 손 소독제를 비치했으며, 매일 살균소독제로 내부 살균을 하고 있다. 신종플루나 메르스 때도 이 정도까지 한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대해 너무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사회에 과도한 공포감과 불안감이 조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두 번째 확진자 이후 더욱 뜸해진 식당가, 배달 문의는 줄이어
국내 확진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고 고성에서도 두 번째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외출을 더욱 자제하는 모양새다.
앞서 언급한 개학 연기부터 각종 모임, 행사 취소는 물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스포츠 전지훈련과 전국축구대회까지 취소되면서 식당은 매출이 반토막이 나고 있다고 한다.
군민들이 외출을 꺼려하는 심리가 이어지자 잠정적으로 문을 닫은 식당도 있다.
식당을 하는 C씨는 “어제 장사도 공쳤다. 그래도 혹시나 찾는 손님이 있을까 문은 열어놓고 있는데, 계속 이런 추세라면 며칠 문을 닫는게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반대로 일부 배달 업종은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곳도 있다.
아이들까지 유치원, 학교, 학원 등을 가지 않고 집에서 매일 식사를 해결해야하다 보니 자연스레 배달 음식을 시키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을 데리고 식당에 가기는 조금 걱정되고, 매일 집에서 똑같은 밥과 반찬만 먹고 있을 수도 없고 해서 평소 때 보다 배달 음식을 시키는 횟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배달음식점을 하는 D씨는 “고성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배달이 평소보다 늘었다”며 “어떤 집은 접촉을 피하고자 문고리에 걸어두거나 문 앞에 두고 가라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