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탓에 마스크 대란이 연일 계속되면서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현장은 말 그대로 전쟁터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2~3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지만 이마저도 살 수 있는 사람은 한정돼 있다는 것이고 마스크의 기능상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이런 ‘마스크 전쟁’은 바깥 뿐 아니라 집안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인이나 육아 등으로 공적 마스크 판매 현장에 오랫동안 줄을 서지 못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에 한 순간 올라오는 마스크를 구매하고자 각종 정보를 모으고 마우스 버튼을 누를 준비를 한다.

불특정 다수가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마스크가 풀리는 시간대에 ‘무한 새로고침’(웹페이지의 버전을 새롭게 고쳐서 서버에 있는 원본과 동기화 시키는 것)과 ‘광클’(마우스 버튼을 매우 빠르게 클릭하는 것)은 필수다.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1~3분 내에 이미 품절돼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만, 하루 한 사이트에서 한번만 건져도 밖에서 2~3시간 기다릴 필요 없이 마스크 10매를 구매하게 된다.

직장인 A씨는 “정부의 공적 마스크 판매 방법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직장인들이 근무시간에 마스크를 사기 위해 2~3시간을 밖에 나가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때문에 온라인에서 이리저리 알아보고 정보를 모아 틈틈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구매하려고 한다. 구매하기 쉽지 않지만 마스크가 필수품인 지금 상황에서는 최선의 방법이다”고 말했다.

육아를 하고 있는 30대 주부 B씨는 “집에서 아이들을 돌봐야 해서 마스크를 사러 현장에 가기보다 집에서 온라인을 통해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부모님들이 밖에서 2~3시간 기다려도 하루 2~3장 사기 어려운데, 온라인에서는 한번만 접속 잘 하면 한번에 10장까지도 살 수 있어 부모님들께 힘들게 밖에서 기다리지 말라고 말씀드렸다”면서 “조금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곳도 있는데 매일 밖에서 기다리고, 허탕 치는 것 보다 값을 더 주고서라도 필요한 만큼만 구매해 놓는게 더 효율적이다. 아이들을 위해 유아용 KF80 마스크 10매도 따로 주문해놓은 상태다”고 했다.

온라인 구매가 편의는 있으나 접속 문제, 재고 부족 등으로 사실상 현장 구매만큼이나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특히 최근 공적 판매처 의무납품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온라인 판매 수량이 더욱 줄어들었기에 이제는 온라인에서 적정가격에 마스크를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가 된 것이다.

정부가 마스크 대란에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정보가 늦거나 온라인 접근성이 낮은 계층은 더욱 소외되는 실정.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 처음 사용된 단어인 계층 간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가 2020년이 된 한국 사회에서 보여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