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현 군수가 전국 최초로 시행하려 한 ‘고성군 청소년 꿈키움바우처 지원사업(일명 청소년 수당)조례’가 고성군의회 상임위에서 지난 7월에 이어 또다시 부결됐다.

이 때문에 백 군수 취임 후 야심차게 추진한, 사실상 첫 정책이라 할 수 있는 꿈키움바우처 지원사업이 무산위기에 놓였다.

특히 백 군수의 첫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정책을 의회가 연속으로 제동을 걸은 것이어서 군수와 의회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비춰지는 분위기다.

제247회 고성군의회임시회 중 지난 17일 열린 총무위원회(위원장 이용재) 소관 조례안 심의에서 의원들은 행정에서 제출한 ‘고성군 청소년 꿈키움바우처 지원사업 조례’ 안을 부결했다. 이날 이연옥 복지지원과장이 출석해 조례안에 대한 제안 설명과 사업전망을 평가했지만 의원들의 마음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김원순 의원은 “행정안전부의 재정분석 등에서 우수 지자체로 3번이나 선정됐다. 지난 부결에는 재정상의 문제가 대두됐으나 현재로는 고성군 재정이 안정적이라는 중앙의 평가다”면서 “국민 관심과 청소년 학부모 등의 호응이 높다. 간담회 등에서도 선별적 복지보다는 보편적 복지가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당 의원(이용재, 최상림, 정영환, 김향숙)들은 조례안에 대한 장점보다는 단점을 부각했다. 

정영환 의원은 “청소년수련원 건립에 막대한 부지 매입비용과 앞으로 운영에 군비가 들어갈 것인데 23억원이라는 군비를 매년 계속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한 분야에 편향적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며 “재정 건전성을 이야기하지만 고용위기지역으로 세수는 줄고 있고 시기적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촉박하게 하려고 하니 걱정스럽다”고 했다.

김향숙 의원도 “청소년은 완전한 인격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는 시기로 방법과 방안을 달리 해야 한다. 노력이나 근로 없이 현금을 지급하는 것은 경제관념 등 우려가 된다. 선별적 복지를 해야 한다.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고 꿈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용재 위원장은 “고성군은 재정 자립도가 낮고 자체 수입보다는 교부금에 의존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도 감소하고 있다. 도비 조정도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공모사업에 선정이 많이 되었지만 그에 따른 군비도 증가해야 한다. 23억원 매년 지원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총무위원회는 1시간 여에 걸쳐 의견을 나눴지만 김원순 의원만 찬성 의견을 내었을 뿐 최상림, 정영환, 김향숙 의원은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결국 정회를 하고 다시 재개되었고 거수 표결에 붙여 반대 4표로 부결됐다.

이 같은 결정은 사실상 예고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6월 19일 열린 고성군의회 월례회에서 의원 대다수가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바 있다. 이후 7월 고성군의회 상임위에서 부결되고 이번 부결을 통해 이후에도 군 의회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용삼 의장은 “복지부와 고성군의회와 협의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7월부터 10만원씩을 지급하겠다고 언론 발표를 했다”면서 “군 의회와 협의도 없이 진행을 하다 보니 군의장이 질타를 받는 입장이다. 전국 최초라면서 사전 협의와 보고가 없었다”며 행정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군은 지난 5월 사회보장제도 신설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와 협의를 완료했다. 또한 지난 6월 입법 예고를 거쳐 이번 임시회에 조례안 제출을 강행 하면서 의회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군수의 조례안 상정을 두 번이나 부결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태에 놀라움을 표했다. 일부 군민들은 한국당 군의원들의 군수 발목잡기를 하는 것은 아닌지, 군수가 군 의회와 협의 없이 사업들을 진행하려는 모습에 군수 길들이기가 아닌가 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백 군수 취임 후 야심차게 추진한, 사실상 첫 정책이라 할 수 있는 청소년 꿈키움 바우처 지원사업이 무산위기에 놓여 향후 전개될 후속 정책들도 타격이 예상되어 앞으로 꼬여진 실타래가 어떻게 풀릴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