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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公職者>의 의리 ②
2019년 09월 27일 (금) 11:53:52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담당해역을 통과하는 배가 정상적으로 운행하는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감시해야 할 담당자는 2인 1조의 동시근무규정을 무시한 채 한 사람은 근무시간에 다른 일을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대충 건성으로 시간만 보냈다. 자신들의 책임 회피를 위해 영상자료를 삭제하였다. 119 신고를 받은 해경 담당자는 고등학생에게 지도상의 좌표를 반복해서 물으면서 사건의 심각성을 망각하고 시간만 지체하였다. 구조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보도에 의하면 10명 중 6명이 수영도 못하였다.

바다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조하는 것이 핵심임무인 해경<海警>은 승객의 구조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였다. 그들은 승객구조의 의지<意志>도 없었고 능력도 없었다. 그들은 조난구조의 훈련도 전혀 되어 있지 않았고 국민의 혈세로 사들인 장비의 운용도 서툴렀으며 생명에 대한 존엄도 없었다. 한 마디로 자신들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근처 어선의 어부보다 못한 구조능력을 보였다. 그들은 승객은 물론 부상당한 동료도 내버려 둔 채 자신들만 살겠다고 탈출하는 선장 이하 배를 책임진 승무원들의 도피를 도왔을 뿐이다. 그들은 결과적으로 직무유기를 도운 공범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세월호 현상이다.

공직자의 네 번째 의리는 자기수양이다. 대한민국에는 단군이래 가장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5천만의 국민이 있다. 상식적으로는 제대로 된 총리감, 장관감이 넘쳐나지는 않더라도 충분히 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총리, 장관으로 지명된 사람들에게서 불법전입, 부동산투기, 권력남용, 논문표절, 자질미흡, 전관예우, 신고누락, 병역기피 혐의 등등 다 늘어놓기에도 낯 뜨거운 사례들이 줄줄이 나온다. 다산 정약용은 공직자가 항상 다음 네 가지를 두려워하며 수양에 힘쓸 것을 강조하였다.

목민하는 사람들은 네 가지를 두려워해야 한다. 아래로는 백성들을 두려워해야 하고 위로는 감독관청을 두려워해야 한다. 또 그 위로는 조정<朝庭>을 두려워해야 하고 또 그 위로는 하늘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러나 목민관들이 두려워하는 바는 감독관청과 조정이고 백성과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가 있다. 위로 하늘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말은 자신의 양심<良心>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의 공직자들은 오직 감독관청만 무서워한다. 백성을 두려워하지 않고 심지어 중앙정부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더군다나 자신의 양심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부정부패가 적발되면 다 하는데 왜 나만 그러느냐고 하거나 운이 없어 그렇다고 생각하는 공직자가 많다.

세월호 승객의 구조과정에 사실이 아닌 온갖 말이 난무하였고 일부는 빈부의 차이를 소재로 사회의 갈등을 부추겼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알량한 정치적 계산으로 눈에 훤하게 보이는 수준 이하의 언행들을 쏟아내었다. 세월호를 가라앉게 한 이러한 잘못 이해된 의리와 부조리는 우리 사회 각 분야에 골고루 산재되어 있다. 즉 언제나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는 사건사고 공화국의 조건을 대한민국은 잘 갖추고 있는 셈이다.

대충 대충 일하는 습관은 하나의 국민성으로서 DNA처럼 굳어 졌다. 한국의 대중매체는 석 달 동안이나 세월호 주인인 유병언 찾기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세칭 구원파의 비밀 캐기를 하였지만 그의 시신은 이미 거의 백골이나 진배없는 상태로 지방의 한 행려사망자 보관소에 달포 간 방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현장을 감식한 경찰과 부검 신청서를 결재한 담당 검사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경찰, 심지어 군인 등 수 많은 인력을 동원한 인적, 물적, 시간적 낭비는 없었을 것이다.

많은 의문점을 양산하고 또한 전 국민을 이렇게 허탈하게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신원확인이 되었지만 사망원인과 도피과정에 대한 파악은 물론이고 세월호를 가라앉게 한 그 수많은 원인들도 부패와 무능의 블랙홀에 빠져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그의 죽음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슴을 쓸어내리고 안도하며 발 뻗고 편히 잘 수 있게 되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세월호의 일부 승무원들은 사고가 나자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고 회사의 유불리만 생각하며 승객들을 안전하게 돌보아야 한다는 가장 중요한 의무는 완전히 망각하였다. 그저 살고 싶었다. 라고 변명하였다. 이들의 행동으로 우리는 일시에 열등한 민족으로 낙인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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