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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저<長沮>와 걸닉<桀溺>의 생활 철학
2019년 09월 06일 (금) 11:21:11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폭력과 전쟁과 난동의 불안과 공력의 공포에서 벗어나 온 세상 사람들이 서로 믿고 의지하며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는 것은 오랜 역사를 통해 인류가 변함없이 추구해온 공통의 염원이요 이상이다. 인간의 절제되지 않은 탐욕과 인간 상호간의 불신에서 기인하는 사회혼란은 궁극적으로 인간 개개인이 스스로 욕망을 절제하고 인간 상호간의 튼튼한 신뢰의 바탕을 구축하지 않고서는 끝내 종식될 수 없다.

공자<孔子>는 세상에 인륜 도덕이 피폐함을 우려하여 천하를 돌아다니며 예교<禮敎>의 실현을 부르짖었다. 공자의 제자 자로<子路>가 장저<長沮>와 걸닉<桀溺> 두 사람에게 길을 묻자 그들은 공자와 그 제자 일행을 알아보고 시대의 조류를 거슬러 혼탁한 세상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니 차라리 세상을 피해 숨어사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였다. 이에 공자는 세상이 아무리 혼탁해도 새나 짐승 같은 야만의 상태로 되돌아가서는 안 되니 혼탁한 세상을 구하려는 노력은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피력하였다.

논어에 기록으로 보면 장저와 걸닉은 혼탁한 세상을 깨우치는 것이 불가능함을 알고 은둔한 은자로서 어떻게든 혼탁해진 세상을 바로잡아 보려는 일념으로 천하의 제후들을 설득하러 돌아다녔던 공자와는 처신을 달리했던 인물이다. 그런 까닭에 간혹 역대의 논자들 가운데는 장저와 걸닉을 이단으로 지목하여 비판하는 이가 적지 않았다.

그런데 세상이 혼탁하면 할수록 정당하고 바른 길을 지키려는 고심찬 노력은 도리어 세속의 사람들의 비웃음 속에 외면당하며 외로울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세상 사람들이 모두들 세속의 조류에 함께 휩쓸려 간다고 하여도 인간이 가진 선한 도덕의 정당한 본성은 끝내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그 때문에 세속에서 비웃고 외면하더라도 인간으로서의 올바른 도리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존재함으로 인하여 이 세상에 도덕과 정의의 씨가 가라지지 않고 사람들의 혼탁해진 마음을 별빛처럼 맑게 각성시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장저와 걸닉은 비록 공자와는 처신을 달리 하였지만 혼탁한 세상에 한 점 각성의 빛을 던져주는 별빛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17세기에 함안 고을의 학자 조임도<趙任道>는 장저와 걸닉의 처신을 논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성인의 일은 세상에 바른 도리가 물에 빠진 것처럼 허둥대는 것을 보고서는 일어나 구출하여 한 몸으로 천하의 일을 책임지는 것이니 이는 성인이 도를 행하고 세상을 구출하는데 다급하여 그러한 것이다. 장저와 걸닉의 말은 천지가 꽉 막혀 있어서 갑자기 구제할 수가 없고 혼탁한 물결이 마구 흘러 갑자기 되 돌이킬 수 없으며 도도한 흐름이 모두 이와 같은데 누가 바꾸겠는가는 사람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도덕이 이미 불행한 벼슬과 녹을 탐내는 무리들과 같이 될 터인지라. 차라리 멀리 세상을 떠나 몸을 숨겨 깨끗하게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그들은 공자와 같은 대성인조차도 오히려 마음에 차지 않아 오만하게 비웃는 뜻을 가졌으니 그들은 당대의 탐욕에 허덕이는 무리들이라 개나 돼지보다 못하게 여겼을 터이다. 저 두 사람은 비록 성인의 도를 함께 논하지는 못하겠지만 그 맑은 기풍과 높은 절개는 또한 천년토록 더럽고 혼탁한 기풍을 격동시키기에 족한 것이다. 내가 보건데 세상에 이익을 좋아 다투어 나서는 무리들 또한 옛날 성현이 도를 행하여 세상을 구제했던 일을 한갓 구실로 삼아 공공의 정의를 가장하여 제 욕심을 채우고 이권을 도모하여 마지않으면서 그들 또한 두 사람의 잘못을 논하는데 이는 제 분수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다.

오늘날 공맹이 주장한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고 말하지만 지금의 사람들이 바로 옛날 성인의 도리를 듣고 실천했던 그 사람들이 공자의 말씀을 마음속에 간직한 양심을 세상 끝까지 실추되지 않는다는 주자의 확신에 의하면 인간이 본래 가진 도덕성은 결코 사라져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의 현란한 조류에 휩쓸려 당장 눈에 보이지 않을 따름 사람들의 가슴속에 도도하게 보류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 날과 같이 혼탁한 세상에서는 오히려 장저와 걸닉과 같이 세속의 조류에 휩쓸리지 않고 꿋꿋하게 인간 본연의 양심을 지키려는 인사들이 각 가정과 지역과 사회 집단 곳곳마다 버티고 있다면 세상의 바른 법도는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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