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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船遊)
2019년 08월 30일 (금) 11:36:06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옛 사람들이 여가(餘暇)를 즐기는 방법은 오늘날처럼 다양하지 않았다. 아니 그들에게 여가란 시간 자체가 낯설고 불편했을지도 모른다. 삶의 많은 부분이 인간의 노동력을 통해서 영위되고 지금의 몇 배의 시간을 들여 이루어내야 했던 시대이므로 말 그대로 삶의 와중에 남는 시간이란 흔히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근대 이후 우리의 삶에서도 대다수의 사람이 여가의 선용을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게 된 것은 불과 수십 년 사이가 아닌가 한다.
엄격한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조에서 여가를 누릴 수 있었던 사람은 극히 한정되어 있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상류층 벼슬아치, 양반, 남성이라는 네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특수한 집단들이 여가를 선용할 수 있었던 매우 한정적인 부류였던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누렸던 여가 선유(뱃놀이)는 당시로서는 보편적인 여가의 종류 중에서도 가장 풍류적인 것으로 꼽힌다.
오늘날의 사람들에게도 강이나 바다에서 배를 타고 유람을 즐기는 것은 큰 즐거움과 기대감을 주는 여가 중에 하나로 인기를 얻고 있다. 누구나 어느 정도의 시간을 들이고 특정한 비용을 부담하면 누릴 수 있는 경험으로 여유로움과 낭만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것이 뱃놀이 인 것이다. 
조선조 선비들에게도 선유는 무척이나 기다려지는 체험중의 하나였고 좋은 벗을 만나거나 귀한 손을 대접할 때면 꼭 함께 즐기고 싶은 놀이로 꼽혔다. 특히 음력 7월 16일은 기망이라 하여 선유의 전적벽부(前赤壁賻)와 후적벽부(後赤壁賻)가 각각 7월 기망에 이루어졌으므로 이를 본받아 선유를 즐기고자했기 때문이다.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의 아래시를 통해 선유가 당대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임술년 칠월 적벽의 가을 기쁘게 만나 
풍월담에서 서로 맞아 목란배 띄우려 했더니
무단히 어제 저녁 강물이 바다를 이루어
천년의 풍류를 한 번 웃고 말았구나
 
달에게 묻노니 어찌 이백과만 친하고
검은 구름 다시 우리 세 사람 시기하는지
세상의 온갖 일이 모두 이와 같으니
흡족히 좋은 때 만나기 어려워 섭섭하네』
 
칠월 기망에 조사경, 김언우, 신중, 돈서, 금협지, 문원 등 여러 벗들과 함께 풍월담에서 배를 띄우려 했더니 이에 하루 앞서 큰비가 내려 홍수가 나서 모이지 못했다. 1562년 62세 되던 해 7월 기망, 이황은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동부리 달래마을 앞의 낙동강 풍월담에서 소동파의 적벽유를 본받아 선유를 행하려다 비를 만나 바람을 이루지 못했던 것이다. 이를 두고 달은 미백과만 친하고 짙은 비구름은 자신들 일곱 사람을 시기한 때문이라 표현한 것에서 그가 이날의 선유를 얼마나 기다렸던가를 알 수 있다.
이황은 선유를 즐긴 낙동강이 그 이름을 얻고 그 물길이 비로소 영남의 젖줄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상주땅에 이르러서이다. 이긍익(李肯翊 1836-1866)이 경상도 낙동강은 근원이 태백산에서 낙동이라는 이름은 상주 동쪽을 이른 것이다. 낙동강의 상류와 하류는 비록 지역에 따라 이름이 다르지만 총칭하여 낙동강이라 부른다. 라고 한데서 알 수 있듯이 낙동강은 상주의 동쪽이라 하여 그 이름이 붙었고 여기서 비로소 700리 물줄기의 시장을 이루게 된 것이다. 
낙동강에서 상주의 선비들은 퇴계와 같이 소동파의 적벽유를 본받아 선유를 즐기며 이를 계기로 동양인이 모여 유대를 다지고 재주를 뽐내는 자리를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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