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읍사무소 앞 도로 건너편 골목길에 예쁜 벽화와 함께 들어서 있는 조그마한 가게 ‘카페 정담’

외관상 젊은 분들이 운영 할 법한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뜻 밖에도 어르신 두 분이 밝게 웃으시며 맞아준다.

‘정을 담는다’는 뜻을 가진 카페 정담은 고성군이 시장형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고성노인통합지원센터에 위탁해 지난 4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고성읍 남포로 149번길 33에 위치한 주택 1층을 리모델링해 밝은 색과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인테리어 한 카페로 변신해 골목 분위기를 한층 살린다.

카페 정담은 노인일자리 사업에 지원한 15명의 어르신이 2인 1조로 오전, 오후 돌아가며 근무하고 있다.

하절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동절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주말, 공휴일은 휴업이다.

막내가 64살, 왕언니가 74살인 평균 나이 약 67세의 어르신들이 수제차와 커피, 생과일 주스를 판매한다.

특히 레몬, 자몽, 생강, 매실 등 수제차는 어르신들이 직접 담근 것이며, 딸기, 바나나, 토마토 등 생과일 주스 역시 그때그때 좋은 것만 사서 사용하므로 믿고 먹을 수 있다.

카페 정담에서 근무하는 한 어르신은 “우리가 집에서 먹는 것처럼, 가족들에게 해주는 것처럼 좋은 걸로만 만들어주려 하고 위생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며 “좋은 재료를 쓰는데다가 다른 카페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고 설명했다.

시장형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에게 카페 정담은 인생의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집안일만 돌보거나 노래교실, 스포츠댄스, 봉사활동 등 취미생활만 하시던 분들이 가게에 나와 직접 만든 음료를 손님들에게 팔고 수익을 얻으니 그야말로 새 인생을 사는 듯한 기분인 것이다.

한 어르신은 “집안일이나 취미생활로 보내던 나날이 시장형 노인일자리 사업을 통해 삶의 활력을 얻게 됐다”며 “비록 우리가 소유한 가게는 아니지만 주인의식이 생긴다. 손님이 없으면 신경 쓰이고 손님이 오면 즐겁고 시간도 잘 간다”고 말했다.

또 “아직 카페 정담을 모르는 주민들이 많다. 오시는 손님들마다 ‘이런 곳에 카페가 있는 줄 몰랐다’, ‘예쁘고 아담하고 좋다’는 등의 반응을 보인다”면서 “우리 노인들이 열심히 할 테니 손님들이 점차 늘어나 장사가 잘 되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을 밝혔다.

카페 정담은 본격적으로 더워진 여름 시즌을 맞아 어르신들이 직접 삶은 팥으로 만드는 팥빙수도 판매할 예정이다.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동 참여로 행복한 노후생활을 만들어 주고 있는 ‘카페 정담’이 시장형 노인 일자리 사업의 성공적인 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군민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