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현 군수가 전국 최초로 시행하려 한‘고성군 청소년 꿈키움바우처 지원사업(일명 청소년 수당)조례’가 고성군의회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해 정책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 때문에 백 군수 취임 후 야심차게 추진한, 사실상 첫 정책이라 할 수 있는 꿈키움바우처 지원사업이 무산위기에 놓여 향후 전개될 후속 정책들도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백 군수의 첫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정책에 의회가 제동을 걸은 것 이여서 백 군수의 자존심도 구기게 됐다.

제245회 고성군의회임시회 중 지난 16일 열린 총무위원회(위원장 이용재)소관 조례안 심의에서 의원들은 행정에서 제출한 ‘고성군 청소년 꿈키움바우처 지원사업 조례’ 안을 부결했다. 이날 이연옥 복지지원과장이 출석해 조례안에 대한 제안 설명과 사업전망을 평가했지만 의원들의 마음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최상림, 정영환, 김향숙 의원 3명은 전면 재검토라는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고, 김원순 의원 만이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보자 며 찬성의견을 내놓았지만 소수 목소리에 불과했다.

여기다 이용재 위원장까지 “이러한 사업은 정부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에 힘을 보탰다. 그렇다 보니 조례안은 본회의 통로인 상임위 문턱에서 좌절되고 말았다.

이 같은 결정은 사실상 예고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6월 19일 열린 고성군의회 월례회에서 의원 대다수가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하창현 김원순 의원만이 찬성 했을 뿐 한국당 의원들과 무소속 의원까지 합세해 제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 박용삼 의장은 “복지부와 고성군의회와 협의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7월부터 10만원씩을 지급하겠다고 언론 발표를 했다”면서 “군 의회와 협의도 없이 진행을 하다 보니 군의장이 질타를 받는 입장이다. 전국 최초라면서 사전 협의와 보고가 없었다”며 행정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군은 지난 5월 사회보장제도 신설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와 협의를 완료했다. 또한 지난 6월 입법 예고를 거쳐 이번 임시회에 조례안 제출을 강행 하면서 의회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이날 상임위 심의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한국당 의원들(이용재, 최상림, 정영환, 김향숙)은 조례안에 대한 장점 보다 단점을 부각했다. 

정영환 의원은 “학 내 힘 있는 학생들이 힘없는 학생들의 카드를 갈취할 우려가 있고, 소위 말하는 카드깡 또한 배제 할 수 없으며, 부모가 용돈으로 자녀를 통제 할 수 있는데 이런 기능이 상실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열심히 일해 수익창출을 할 수 있는 교육을 시켜야 하는데 보편적 복지를 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좋지 않다”면서“앞으로 군 재정이 충당할 수 없는 시대가 올지 모르는데 대안 마련을 해놓고 시행하는 것이 맞다. 너무 급하게 진행되는 것 같으며, 행정이 언론에 시행한다고 먼저 밝혀 의회는 참으로 난감하다”고 했다.

김향숙 의원은“청소년은 고뇌하면서 인격체를 완성해가는 시기다, 우리는 이런 시기를 ‘주변인’이라고 한다. 아직 미완성 인격체인 청소년이 금전 때문에 행복과 불행이 판가름 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현금 지급보다 많은 경험 할 수 있는 행복 인프라 구축이 먼저다”고 밝히면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상임위에서 부결 결정이 나자 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대응방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우선 오는 22일 열릴 제2차 본회의에 기대감을 갖는 눈치다. 의장이 본회의에서 상임위결정 안에 원안 가결을 묻고 이의가 제기되면 다시 표결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하지만 본 회의에서 재상정하여 표결로 이어진다 해도 통과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상 본회의에서는 상임위 결정을 존중하여 결정 안대로 통과 시키는데다가, 표결에 부치더라도 한국당 일색인 상황에서 뒤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성군 관계자는“안타깝다. 다시 한 번 의회에 충분한 설명을 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꿈키움바우처 지원사업 조례’안 부활 도전을 시사했지만 시작부터 의회의 반대목소리가 강했던 것을 감안하면 꼬여진 실타래를 어떻게 푸느냐가 관건으로 보여 추후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고성군 청소년 꿈키움 바우처 지원사업“은 고성군에 거주하는 만 13세에서 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13세~15세는 월 5만원, 16세~18세는 월 7만원을 바우처카드를 통해 지원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