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초록, 파랑 나무를 배경으로 한 손에는 진찰 가방을 들고 다른 한 손은 앞을 가리킨 채 어디론가 향하는 남자가 있다. 높고 커다란 철문 사이로 미소 지으며 빠져나오는 동물들과 내일의 동물원이라는 제목이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낸다.
오늘은 수의사 잭이 일 년에 한 번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을 진찰하러 가는 날이다. 잭에게는 동물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까만 철조망 우리 안, 풀 죽은 동물들은 수의사 잭에게 부탁한다. 정글 냄새를 맡고 싶다는 코끼리, 사바나 들판의 마른 풀냄새를 맡게 해달라는 사자와 기린, 흰 눈이 보고 싶다는 펭귄과 북극곰 등.
진찰 가방에 든 어떤 약과 주사로도 해결이 안 될 부탁에 고민하던 잭은 기발한 생각을 떠올린다. 잠든 동물들을 하나둘 깨워 그들의 고향으로 데려가기로 한 것. 행복한 미소를 지은 동물들을 데리고 앞을 가리키며 동물원 철문을 빠져나오는 잭의 모습은 희망이 가득하다.
그러나 맨 먼저 도착한 정글은 숲이 없어지고 나무 밑동만 남아 있다. 들불이 번져 활활 타고 있는 사바나도 옛날의 사바나가 아니다. 극지방의 빙산은 녹아 없어지고, 아프리카의 강도 다 말라버렸다. 그 모든 곳에는 인간이 만들어 놓은 트럭, 기계, 댐 등 문명이 가득하다. 이제 다시 수의사 잭의 고민이 깊어졌다.
작가는 수의사 잭과 동물들을 통해 현재 동물원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미래의  동물원에 대한 답이 아닌 질문을 던진다. 동물원을 빠져나와 자연으로 돌아간 동물들이 행복할 것이라는 기대를 깨부수는 반전은 지구 환경문제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이 책은 동물, 환경문제뿐 아니라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가 함께 행복한 내일을 맞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 거리, 토론 거리가 가득하다.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이하여 여럿이 함께 읽으며 의견을 나눠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