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절묘한 균형이랑 말을 좋아한다. 조직을 운영하는 데는 경쟁과 협동의 원리가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는 것이 가장 좋다. 경쟁이 사회 발전의 한 축이듯 협동은 인간 사회를 지탱해주는 기둥이 된다.

 여기서 인간 사회가 경쟁과 협동의 상호 의존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성찰이 중요하다. 상호 의존성, 이것은 우주 만물이 존재하는 본질이자 근본 원리이다. 붓다가 깨달은 연기설<緣起說>이 바로 이것이다. 이러한 경쟁과 협동은 조화로운 인간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실천적 근거이다. 

최근 경영학계의 연구들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서 조차 경쟁보다 연봉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학교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과 다르다. 학교 교육에서는 경쟁보다 협동의 원리가 더 중요하다. 따라서 교수와 학생간의 협동, 교원과 직원간의 협동, 교육자간의 협동이 중요하다. 만약 교수자끼리 서로 경쟁만 한다면 그 학교는 어떻게 될까. 한 교실에서, 한 학교에서,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학생들을 투쟁의 장으로 내몰면 교육이란 과연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학학상장<學學相長>이 왜 아니 되겠는가. 교실에서 한 학생이 질문하는 것은 그 학생뿐만 아니라 교실 내의 모든 학생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경험하게 한다. 모든 학습이나 공동 과제는 학생들이 협동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몸소 배우게 한다. 

대학 교수들은 서로 경쟁하는 것보다 협동함으로써 얻는 것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이공계는 이미 공동연구 중심으로 되어 있고 인문학에서도 공동연구가 점점 확장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협동의 가치와 효율성을 입증하고 있다. 

서양의 런던대학 경영대의 사회학 교수인 리처드 세넛은 자본주의의 새로운 형태인 단기적 노동과 파편화된 시스템이 다른 사람들과 협동하려는 욕망과 능력을 약화시켰다고 한다. 이런 사회에서 개인들은 동료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고 불안감의 노예가 되어 나르시시즘에 빠지거나 타인에 대해 무관심하며 자기만족에만 몰두하게 된다. 

기업에서조차 이러 할진데 미래 세대를 육성하는 학교 현장에서는 말 할 필요도 없다. 서로 돕는 것이 나를 성장시키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협동의 원리가 실천되도록 교육자 스스로가 노력해야 하고 교육 행정은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개인간의 경쟁을 완전히 외시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교육의 현실이다. 그래서 경쟁과 협동간의 절묘한 균형점을 찾기 위한 지혜와 실천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이란 배는 지금 세계 4대 강국의 힘이 교차하는 동북아시아의 한 가운데를 두 조각난 채 항해하고 있다. 요동치는 국제 정세의 거대한 파도 속에서 한국인의 일상생활이 펄쳐지고 있다. 

폭풍이 몰아치는 산속에서도 갖가지 풀, 나무, 곤충, 짐승들이 생명을 꾸려간다. 우리 역시 이러한 현실에 처한 우리 공동체를 좀 더 안정되고 충실하게 만드는 방안을 찾아 실천해야 한다. 사막을 건너는 목마른 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물이고 어둠의 동굴을 지나가는 자가 갈구하는 것은 한 줄기 빛이다. 지금 우리들에게는 올바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필요하다. 경쟁과 협동의 균형을 바탕으로 자발성으로 동기화 된 사람을 기르는 것, 한반도의 나침반을 이 방향으로 놓음이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