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가 낮고 영양 만점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주키니 호박이 논바닥에 폐기되고 있다.
과잉생산으로 인해 가격이 폭락해 시장에 파는 것이 오히려 손해이기 때문이다.
최근 주키니 호박 특품 가격은 8,000원, 일반 품질은 3,000~4,000원 선으로 지난해 가격에 비해 반 토막 나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동고성농협은 가격안정과 수급조절을 위해 지난 12일부터 다음 주까지 주키니 호박 총 1만 박스(10㎏ 한 박스)를 폐기에 나섰다.
동고성농협 관계자들과 농민들은 영오지점 산지유통센터로 주키니 호박을 실어 옮겨 논 바닥에 쏟은 뒤 트랙터로 호박을 깔아뭉갰다.
폐기 된 주키니 호박은 농협 중앙회와 동고성농협에서 5,000원에 매입한 것이다.
동고성농협 관계자와 농민들은 가격폭락의 원인을 과잉생산 때문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딸기와 부추 등을 생산하던 농가들이 대체작목으로 생산비가 다소 적게드는 주키니 호박을 선택해 기르면서 생산이 늘어난데다 작황까지 좋았다는 것이다.
한 농민은 “지금까지 농사를 지었지만 이런 적이 없었다. 생산된 주키니 호박은 대게 서울가락시장 위주로 가는데 지금은 소비가 되지 않아 물건을 받지 않고 있다”며 “심지어 품질도 좋은데 폐기를 하게 되니 가슴이 아프다. 농민 모두가 답답해한다”고 하소연 했다.
또 다른 농민은 “하루빨리 가격이 안정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서둘러 가격 안정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했다.
동고성농협 관계자는 “인근 진주 금곡농협과 함께 폐기처분을 하고 있다. 정월대보름 이후 가격이 다소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민과 농협이 함께 가격안정을 위해 애써 키운 호박을 제 손으로 폐기하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은 계속 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