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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속의 신화(神話) ②
2018년 12월 14일 (금) 15:27:06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gofnews@naver.com

   
 
그리고 그는 시(詩)를 읊으며 나더러 들어달라고 했는데 시는 다음과 같다.

『산은 멀리 구름과 같이 돌아가고 <山長雲共去>
하늘은 더 높아 달과 같이 외롭고나 <天廻月同孤>
적막한 성산관에 외로운 충혼 <寂寞星山館>
있는 듯 없는 듯 달밤에 방황하네 <幽魂有也無>』

나는 그 시의 고매하고 우아함을 찬양하고 그의 의사를 들었다. 그는 대답하기를 '알았으면 되었노라. 원컨대 오늘 밤 이 자리에서 일어난 일을 잊지 말아주오' 하며 그는 홀연히 보이지 않았다. 나는 너무도 이상하고 기이한 일이라 그 이튿날 군청에 비치된 관안(官案)을 참고로 살펴보았다.
과연 제말(諸末)이 게사년 정월에 도임(到任)하여 사월(四月)에 전사했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그 후 정익하(鄭益河)가 영남관찰사가 되었을 때 이 신우설(新遇說)을 듣고 제장군에 대한 전공사적을 탐지(探知)했다. 분묘(墳墓)는 진해동면 하규지에 있는데 그 후손들의 부진으로 인하여 황총(荒冢)이 되고 말았다.
정익하는 이를 통탄하며 분묘를 수축하고 조정에 포문했으며 진해(지금의 진동면) 현감 어사에게 명령하여 분묘를 수축하고 수호(守護) 하도록 했는데 이보다 앞서 진해군수 어사적은 이 일을 통고 받기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하루는 낮잠이 혼곤이 들었는데 꿈에 관복(官服)을 입은 위인이 나타나 말하기를 '본도감사(本道監司)는 내 분묘(墳墓)를 수축하고 또한 수호하려고 주선하고 있거늘 그대는 군수로써 어찌 이 중대한 일을 모르고 낮잠을 자고 있느냐' 하니 어사적군수가 깜짝 놀라 깨었을 때 이미 분묘를 수축하려는 본도관문이 군청에 도착되어 있었다고 한다.
제 말의 족하 제홍록(諸弘祿)장군 역시 임진왜란 때 고성에서 기병하여 진주 .의령. 김해 전투에서 많은 왜적을 토벌하여 헉헉한 전공을 세우고 정유(丁酉) 재난에 전사하였으나 그 정공사적이 144년간에 걸쳐 민몰되었다가 그 숙부의 신우설에서 나타나게 되었다.
1792년 임자(壬子) 임진왜란이 발발한지 이백년 만에 정조 임금께서 다음과 같은 전교(傳敎)를 내렸다. 이는 오로지 쌍충의 위업(偉業)을 숭보(崇報)하려는 전교였다.
제갈무후의 후예(後裔)인 제말은 과거 성주목사였다. 곽재우와 동시에 조명(朝命)을 받고 토왜작전(討倭作戰)에 활약하였다. 아직까지 곽재우, 정기룡처럼 조정(朝廷)의 숭보(崇報)를 받지 못함이 유감이다. 고성과 진주 의령 등지에 끼친 그 공로는 당시 감사였던 김성일(金誠一)의 견염(堅鹽)에 뚜렷하게 나타나있다. 그의 조카 홍록의 전공사적도 숙부와 같이 나타나 있다.
임진년에 성주에서 큰 전쟁은 이순신의 노량해전에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숙질에 대하여 증작(贈爵)이나 또는 증시(贈諡) 작설(綽楔) 수비(竪碑)등 아무런 보답이 없었다. 이 얼마나 모순이었는가.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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