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연재해와 다른 짐승과 그리고 다른 부족의 공격이나 침략을 방지하거나 외로움과 슬픔을 극복하기 위하여 사회를 이루고 직업을 선택하여 사회생활을 시작하였다. 

사회생활을 시작함으로써 외적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고 인류공동의 이상을 이루고자 노력한 것이다. 춘추전국시대 순자(荀子 기원전 298-238)는 사회의 생활과 그 운영방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논평하였다.

사람은 누구나 기(氣)도 있고 생명도 있고 지혜도 있고 또한 의(義)가 있기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귀하다 하였고, 사람의 힘은 소와 같지 않고 달리기는 말과 같지 않지만 소와 말을 이용하는 것은 왜일까? 사람은 무리<단결>를 지을 수 있지만 소와 말은 무리를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어떻게 무리를 지을 수 있는가? 분별(分別)이다. 분별은 어떻게 할 수 있는가? 의(義)이다. 그러므로 의로써 분별하면 조화롭고 조화로우면 하나가 되고 하나가 되면 힘이 많아지고 힘이 많아지면 강해지고 강해지면 어떤 것이라도 이길 수 있다.

이것은 순자가 본 사회기원론이자 사회를 운영하는 방법이다. 하나하나의 감각기능이나 물리적 힘으로 비교하면 인간은 동물보다 매우 약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동물들을 지배할 수 있는 까닭은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살기 때문이다. 그러고 인간이 사회를 유지하는 수단에는 분별(分別)이 있다. 이 분별은 차별이 아니라 분업이나 직능별 구별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분별을 규정하는 기준이 바로 의(義)이다. 여기서 의는 사회정의를 의미하고 이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기준과 방법이 예(禮)가 된다. 즉 인간이 이룬 사회는 분별을 통하여 유지되는데 분별의 기준이 의이고 의를 정하고 실천하는 방법은 예인 것이다. 이러한 예는 사회가 점점 복잡해짐에 따라 법(法)으로 변화하였다.

정치(政治)는 사회가 합리적으로 운용되고 사회 구성원이 공정한 규칙에 따라 자신의 희망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념(理念)은 정치조직이 만들어지고 운영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흔히 명분(名分)은 이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사람들은 현실의 정치가 본래의 목적을 잃어버린 채 오히려 삶에 위협이 되는 상황에 이미 마취되어 있다. 정치가 아니라 권력(權力)이 된 것이다. 권력을 가지기 위한 치열한 투쟁은 아마도 인간이 기초적인 사회조직을 황성 할 때부터 시작된 듯하다. 원시공동사회 때부터 다양한 이유로 인간들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인간으로써 인간이 최대의 적이 된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자발적으로 스스로의 이념을 정립하여 정치조직 곧 정당을 만들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만든 당을 선택하라고 강요당하는 상황에서 사람은 정치로부터 소외되기 시작하였다.

북송의 구양수(歐陽脩 1007-1072)는 올바른 정당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소인은 붕(朋) 즉 벗이 없고 오직 군자라야 그것이 있다고 생각하오니 그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소인은 이익과 녹봉을 좋아하고 재화(財貨)를 탐낸다. 그와 함께 이익이 될 때는 맞추어 잠시 서로 당으로 이끌어서 붕(朋)이 되니 이것은 허무한 거짓입니다. 그 반면에 군자의 행로는 지키는 것은 도의(道義)이고 행하는 것은 충신(忠信)이며 아끼는 것은 명예(名譽)와 절조(節操)입니다. 그것으로 몸을 수양하면 도(道)를 같이하고 그것으로써 나라를 다스리면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합하여 도우며 끝과 시작이 한결 같으니 이는 군장의 붕(朋)입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