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불황에 최악의 지역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고성군의 실업률이 전국 77개 군 중 최고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9일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올해 1~6월 고성군의 실업률은 4.9%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나 증가했다.
2013년 상반기 실업률 1.2%에서 5년 만에 무려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전국 154개 시·군 중 시 지역 평균 실업률인 3.5%, 77개 군 지역 평균 실업률인 1.4%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치였으며, 한국GM 구조조정이 있은 전북 군산시 실업률 4.1% 보다도 높았다.
전국 77개 군 중 실업률이 4%가 넘는 군은 경북 칠곡군(4.1%)과 고성군이 유이했다.
이 같은 높은 실업률이 발생한 것은 조선업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의 여파로 보인다.
고성군의 경우 SPP고성조선소, STX고성조선해양이 잇따라 문 닫고, 성동조선해양마저 구조조정 이후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대량 실업자가 발생했다.
실업자가 된 사람들은 자영업으로 전환한 사람도 있었지만 고성을 떠난 경우도 상당수였다.
고성군과 같이 조선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던 인근 거제시와 통영시의 실업률 역시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거제 실업률은 7.0%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성군의 고용률 역시 다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고용률이 68.6%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65.1%로 떨어졌다.
여성, 고령 취업자가 많은 농림어업 비중이 큰 군 지역 특성상 시 지역보다는 고용률이 높게 나오지만 경남도내 군 지역 평균인 65.8%보다는 낮았다.
실업률, 고용률이 모두 떨어진 고성군은 지난 4월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실제 고용, 취업으로 이어지는 혜택은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문을 닫은 대형 조선소를 대체할 일자리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군이 지난달 고용위기지역 지정과 정부의 청년 실업문제 대책으로 행정안전부에서 공모한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에 선정돼 ‘고성 다이노스타(청년) 일자리사업’을 추진했으나, 이를 통해 취업한 청년의 수는 22명밖에 되지 않았다.
현재의 지역 경기를 보면 이마저도 성과라 할 수 있지만 높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 군민은 “조선특구가 추진되기 전에는 고성 지역 경기가 자체적으로 돌아갔으나 조선특구 이후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고 단기간에 몰락해 버리니 경기가 엉망이 됐다”면서 “고성읍 내나 인근 면에 제대로 된 공장을 유치하던지, 아니면 통영이나 삼천포처럼 루지, 케이블카 등 관광산업에 예산을 쏟던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 관계자는 “일자리 문제를 당장에 해결 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지속적으로 공공일자리를 창출 하고 있다. 또 기업체에서 문의가 들어오면 고용노동부와 연계해 고용위기지역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 등을 적극 안내하며 기업체 유치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후 성과가 나타난다면 어느정도 일자리 창출이 해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량 실업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소비 위축이 도·소매업 등 지역 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더 안 좋아지는 것은 아닐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