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나 여름철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정자 등 마을쉼터가 너무 많아 포화상태임에도 계속적인 설치 요구로 예산과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고성군의 마을쉼터의 정자 수는 329개이며, 데크는 188개 등 총 517개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성군 인구를 5만 4,000명으로 보았을 때 104명 중 1개소 꼴이다.
더욱이 녹지공원과 소관 마을쉼터 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과 소관 소규모 운동기구 설치도 268개소인 것으로 나타나 이 것까지 합치면 총 785개소로 69명당 1개다.
마을쉼터의 경우 지역별로는 고성읍이 51개소, 대가면 47개소, 하일·동해면 각각 45개소, 영오면 41개소 등 순이었다.
정자의 경우 구만면 화림, 동해면 내산이 8개소로 가장 많았고 회화면 어신에 7개소, 고성읍 대평, 하이면 월흥, 영현면 연당, 회화면 삼덕에 6개소였다. 5개소가 있는 곳은 고성읍 우산, 삼산면 두포·삼봉, 하일면 용태·학림·동화, 하이면 덕호, 대가면 유흥, 영현면 영산, 동해면 양촌 등이었다.
데크의 경우 삼산면 두포리 5개소, 하일면 학림리 6개소, 영현면 영산리 6개소 등이 있었다.
군민 A 씨는 “차를 몰고 고성군을 지나다 보면 방금 정자를 지나쳤는데 조금 가다 보면 정자가 또 나타난다”면서 “정자 조성의 경우 그 필요성이나 효율성보다는 저쪽 동네는 4개인데 우리는 3개니 하나 지어 달라는 식이다 보니 포화상태임에도 계속 증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마을쉼터에 관심이 많은 군의원이 있는 지역은 많이 조성되는 지역편중이 일어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주민의 요구를 받아들여 군비를 투입해 애써 지어 놓아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방치되어 흉물이 되는 경우도 빈번이 발생하고 있다. 이럴 경우 오히려 군에서 관리를 해주지 않는다는 비판을 듣고 있어 행정에서도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실제 고성읍 한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설치를 요구해 설치를 했으나 청소년 탈선 장소가 되면서 2년 만에 철거를 한 사례도 있다.
군 관계자는 “사후관리는 마을에서 해야 하는데 방치해 놓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동 요구에 대해서는 마을에서 이동 비용을 대게 하는 것이 맞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정자 등 마을쉼터의 특성상 ‘100m 정도에 정자가 있으니 그곳으로 가서 쉬세요’라고 할 수는 없는 특성이 있다”며 “그러다 보니 정자 등 마을쉼터가 계속 늘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 따르면 지난해에는 25개소가 설치됐고 올해는 6개소를 설치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동이나 철거 등도 몇 건이 있으며 이동 시 설치의 3분의 2 정도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많은 군민들은 이미 마을 쉼터는 포화상태이며 관리 등도 제대로 되지 않아 흉물이 되고 있는 마을쉼터 조성에 이제는 신중해야 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을쉼터 조성에 어떤 기준이나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면을 통한 신청 등으로 조성되다 보니 군민의 혈세인 군비 낭비나 행정력 낭비로 이어진다며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