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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열풍
2018년 03월 23일 (금) 14:27:37 고성미래신문 gofnews@naver.com
   
▲ 장형갑 고성미래신문 지면평가위원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몰라도 대한민국 사회는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운가? 한국 사회는 매우 불공정하고 부정의 한 사회는 아닌가? 라는 의문을 국민들이 가슴에 품기 시작했다. 그러던 차에 던져진 샌델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와 더불어 한국 사회는 정의로운가? 라는 물음이 쏟아졌다.
정의 열풍은 사회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제기로 이어졌다. 대기업 경영주들이 직원이나 하청업자에게 대하는 ‘슈퍼갑질’이 국민적 공분으로 폭발했다. 국회의원 등 고위직들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자식들을 좋은 직장에 취업시키는 취업청탁이 국민의 비난을 사고 있다. 
취업난과 생활고에 시달리며 연애와 결혼까지 포기하는 젊은 세대들은 자신을 이런 처지로 내몬 기성세대들의 이기심을 비난하며 우리 사회를 ‘헬조선’, ‘망한민국’이라는 독설을 퍼붓고 있다. 급기야 개인의 인생이 어떤 가문에 태어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금·흙수저 논쟁을 일으켰다. 
이런 문제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연령을 초월하여 다수 국민의 이슈가 되었다. 드디어 사회정의에 대한 간절한 바람이 폭풍같이 우리사회에 휘몰아쳐 미투(#me too)로 확산된 것이다.
일제 식민통치 및 동족상잔까지 겪은 우리나라는 가난했다. 하루끼니를 이어 생존하는 것이 당면 목표였다. 국가의 시급한 문제는 국민의 생계를 책임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경제성장이 지상 목표였고 성장을 가로막는 것은 빨갱이였다. 민주주의, 정의, 자유, 이런 가치들은 국민총화를 가로막는 소모적인 요소로 치부했다.
당장 급한 식량, 의복, 집 등은 피부로 직접 느끼는 절박한 것이었다. 반면에 민주주의, 정의, 자유, 같은 가치들은 손으로 잡을 수도 없는 신기루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1970~1980년대 고도 성장기를 거치면서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했다. 수출입만 놓고 본다면 선진국 수준의 경제성장도 이룩했다.
하지만 눈부신 발전 뒤에는 짙은 그림자가 있었다. ‘선 성장 후 분배’ 기조로 추진해온 재벌중심 자본주의는 사회 양극화와 정경유착, 권력형 부정부패, 지역별 대립, 갑을관계 등 많은 악행을 저질렀다. 1980년대의 신자유주의는 그런 문제들을 더욱 악화시켰다. 
경제성장의 혜택은 자본 쪽에 몰렸으며 고도성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빈곤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다. 일부 노조를 제외한 다수는 열악한 노동환경을 감내하고도 직장을 잃는 등 영세자영업자로 내몰렸다.
공권력은 사유화되어 권력자와 그 가족의 부를 쌓은 도구가 되었다. 공교육은 유명무실해지고 사교육이 권력세습의 통로가 되었다. 1990년대부터 불어 닥친 부동산 광풍은 노동의욕을 좌절시켰고, 집을 가진 자와 못가진자의 전쟁터로 만들었다.
인간의 자유와 평등 그리고 존엄의 가치는 법관들로부터 홀대받고 무관심과 조롱의 대상이었다. 개인의 생명보다는 경제논리에 방점을 둔 국가안전망의 저급함은 나라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지 의문을 던졌다. 이런 악폐와 불의에 고통 받으며 사람들은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을 키워온 것이다. 
이러한 정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우리 사회의 불공정성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의가 무엇이며, 어떤 것이 불의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정의로운지는 관점에 따른 어떤 고급 이론이나 학설의 문제도 아닌 것이다. 직관적 본능으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가슴 속에 설치된 저울에 의해 본능적으로 판정할 수 있는 것이다. 
정책을 빌미로 공권력이 한 지방이나 개인을 편애하며 다른 지방이나 개인을 차별하고 소외시키거나, 그런 차별이 장기간 걸쳐 지속 반복될 때 그 지역이나 개인은 증오와 한이 서린다. 한이 오래가면 일탈로 이어지고, 남북대치 구도 속에서는 체제불만세력 및 친북세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문제는 공권력의 불의가 얼마나 나쁜 일인지를 느끼지 못하는 사회 지도층의 풍조이다. 즉 엘리트계급 간에도 정의가 거의 존재하지 않기에 공권력의 불의가 자행되어도 아무렇게 느낀다. 지도층의 덕목이 정의와 공평과 공정성을 지키는 것이라면 공권력의 행사도 자연히 공정할 것이다. 
승용차가 버스전용차선에서 자기만 앞질러 가는 식의 운전행태도 심각한 정의의 결핍 증세이다. 백의의 민족이라 지칭하는 우리 국민은 원래 선한 국민이지만 맑은 마음속에는 항상 날카로운 정의를 칼을 품고 있다. 그러다가 참다못해 일어나면 불의에 대한 항거의 군중이 된다. 그런데 우리사회가 군중 봉기나 항쟁이나 항거를 되풀이하는 사회로 시종한다는 것도 슬프다.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열망은 남에게 의존하지 말고 자신이 정의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의 나만이 아니라 새롭게 창조해가는 나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그러기 위해 지금 내가 볼 수 없는 가능성의 문을 열어야 한다. 정의를 성급히 찾지 말고 끈기 있게 치열한 비판적 성찰로 분석하면서, 한걸음씩 자기의 삶에서 필요한 대안들을 만들어가는 것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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