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포국가어항조성사업으로 피해를 주장하는 어민들이 지난 21일 고성수협 대회의실에서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공사 관계자들의 무성의한 태도에 파행으로 끝났다.

성읍 남포국가어항조성사업으로 인한 피해를 지속적으로 호소해온 고성만 굴 양식 어민들이 단단히 뿔났다.
남포항피해어민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 고성수협 대회의실에서 마산지방해양수산청, 두산건설, 남포항건설사업관리단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아무런 대책 없는 공사 관계자들의 무성의한 태도에 파행으로 끝났다.
남포국가어항조성사업은 고성읍 수남리와 삼산면 판곡리 일원에 사업비 275억원(국비 100%)을 들여 호안 270m, 방파제 150m, 접안시설 305m, 준설 1식과 복합시설에 문화·복지시설, 물류시설, 친수공간 등을 2020년까지 조성하는 사업이다.
어민들은 어항 준설과 방파제 공사 등으로 인해 발생된 뻘과 돌을 실은 바지선이 남포항을 오가면서 생긴 뻘이 굴 양식장으로 흘러들면서 굴이 폐사했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남포항 준설하기 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어항 준설과 방파제 공사가 한창 시행된 지난 2016년에는 50~70% 가까이 굴이 폐사했고, 2017년도에도 평균 40% 이상 폐사했다고 말했다.
이에 2016년에는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수산연구소에서 검사를 의뢰했으나 ‘빈산소수괴’가 폐사 원인으로 지목돼 보상을 받지 못한 바 있다.
이날 대책회의에서 어민들은 공사 관계자들의 자세한 설명과 향후 대책을 듣기 위해 모였으나 관계자들의 무성의한 태도에 피해만 호소하다 끝났다.
한 고령의 어민은 “설명회를 하러 와 놓고 아무 자료도 없이, 종이 한 장 없이 빈손으로 왔냐”면서 “자료를 정리해 설득을 해도 모자랄 판에 이렇게 무성의하게 넘어갈 생각인가. 진정성이 전혀 없다”고 관계자들은 비판했다.
김종철 고성군수협 조합장은 “포크레인으로 뻘을 파고 또 그것을 바지선에 실어나가면서 온 바다를 뻘물로 만들었다”며 “피해조사를 실시해 공사로 인한 피해가 확인 될 경우 형사소송도 고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어민은 “항로 준설을 위해 파낸 것은 2, 3년 뒷면 또 쌓인다. 그러면 또 파내고, 쌓이면 또 파내는 작업이 반복된다”며 “공사는 2020년까지지만 이 관리를 위해 주기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책을 내놓던지 아니면 공사하기 전으로 돌려놓던지 하라”고 주장했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어민들은 뻘 피해를 주장하고 있으나 법적 기준에 문제없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뻘 피해를 입증할 수 없어 도와드릴 방법이 없다”고 발뺌했다.
피해대책위는 공사 관계자들의 상부에 어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대책 설명회를 다시 준비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제대로 된 피해 대책이 없다면 공사 중단을 위한 시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계속해서 피해를 주장하는 어민들과 이런 주장을 무시하고 있는 공사 관계자의 입장차로 향후 남포국가어항조성사업이 원활이 추진 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태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