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도시계획도로 곳곳에 설치된 ‘점자블럭’이 규정에 맞지 않게 엉터리로 설치된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점자블럭은 시각장애인들의 보행 중 보행위치를 알려주는 중요한 눈 역할을 한다. 점자블럭은 시각장애인의 직선보행, 방향전환, 목적지발견을 위한 연속행위의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보다 정확한 안내를 위해 설치하는 편의시설이다.

이는 약자 편의시설로 공공시설에 설치를 우선하는 것으로, 엘리베이터, 휠체어 등도 해당된다.

그런데 고성군에 설치된 점자블럭 대부분은 시각장애인들이 보행, 방향전환 등을 전혀 할 수 없도록 설치되어 있어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고성군은 설치기준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점자블럭은 ‘점형블럭’과 ‘선형블럭’으로 나뉜다.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기준에 따르면 가로,세로 30cm 크기의 사각판에 점형블럭은 36개의 돌출된 원뿔절단형으로, 선형블럭은 돌출된 원뿔절단형 직선을 네 줄로 구성하게 했다.

색상은 황색이 원칙이지만 바닥재 색상이 황색계열일 경우에는 흰색 또는 녹색으로 할 수 있다.

점형블럭은 대기지점, 경고, 방향전환지시 등 위치감지용으로 사용되며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굴절지점엔 선형블럭의 2배 넓이로 설치해야 한다.

선형블럭은 점형블럭과 연계, 목적방향으로 일정한 거리까지 설치하여 보행방향을 지시하는 방향유도용으로 사용된다.

설치원칙 가운데 ‘점자블럭 간에 접하는 4각의 모서리가 서로 맞물리도록 설치한다’, ‘횡단보도까지의 올바른 유도를 위해 선형블럭 돌출선이 횡단하는 방향과 일직선이 되도록 설치해야 한다’는 부분은 생명과 직결된 중요 원칙이다.

그러나 고성군에 설치된 점자블럭을 보면 모두 제각각이어서 시각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선형블럭이 점형블럭과 끊어져 있는가 하면, 규격도 맞지 않는 칼라 보도블럭을 선형블럭처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횡단보도 앞은 점형블럭을 정확히 설치하여 정지토록하고, 안전하게 횡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횡당보도 방향과 다르게 설치된 곳이 대다수 여서 눈가림식 편의시설 설치라는 지적이다.

그나마 고성읍 2호 광장 횡당보도 앞 일부는 규격제품이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이마져도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보여주기 식 행정을 의심케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이라며 설치는 했지만 규격도, 설치기준도 지키지 않음으로써 생색내기용인 셈이다.

이는 고성군 행정의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설치규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고성군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약자 편의시설로서 공공시설에 우선 설치한다”면서 “점자블럭은 설계에 반영하여 시공업체에서 공사한다. 일부 규정과 규격에 맞지 않는 것이 있다면 전수조사를 해보겠다”고 했다.

이 같은 해명은 규정에도 맞지 않게 시공된 것을 준공해준 것으로 해석 돼, 행정도, 시공 업체도 엉터리였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표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장애인 이동’관련 민원 930여 건을 보면 점자블럭, 안내표지판, 음향신호기 등 이동 안내시설의 정비 요청이 231건(24.8%)으로 가장 많았고 경사로, 승강기 등 이동 편의시설 설치 요청 131건(14.1%), 높은 경사로 및 인도, 차도 간 경계석 완화 102건(10.9%), 저상버스 등 확대 요청 87건(9.3%)순으로 나타났다. 점자블럭의 노후화 및 미점검으로 인한 문제들이 민원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고성군 장애인 등록 수는 4,600여 명으로 이중 시각장애인은 400여 명으로 파악됐다. 전체 장애인 중 8.69%다.

모든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보행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 또는 지자체의 책무다. 특히 점자블럭은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눈 역할을 중요 수단이여서 올바른 설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