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면 큰골경로당

이용 노인 수 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미등록 경로당이 혹독한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
난방비가 없어 차가운 냉골이나 전기장판 1~2개에 의존하는 곳도 있다.
노인복지법에서 정한 경로당 등록 기준은 65세 이상 이용자가 읍·면 지역은 10명, 동 지역은 20명이 넘고, 20㎡ 이상 거실과 화장실, 전기시설 등을 갖춰야 한다. 건축물대장에도 ‘노유자 시설’로 표시돼야 한다.
이런 기준을 충족한 고성군 등록 경로당은 모두 319개소가 있다.
고성군은 경로당 운영비 및 냉·난방비 지원으로 319개소에 5억 506만원, 경로당 양곡 지원사업에 9,886만원이 지원되어 등록 경로당 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문제는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경로당 시설이다. 노인이 함께 모여 생활하는 공간이면서도 기준 인원보다 이용자가 적거나 시설이 빈약한 곳이다.
고성군에서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미등록 경로당은 지난해까지 9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11월 초 실태조사를 했으며 동해면 세포경로당은 철거, 개천면 죽전경로당은  농번기 휴게소로 활용하고 있어 사실상 경로당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영오의 수동경로당은 여름철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9곳 중 7곳 5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용인원도 대부분 8~10명으로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단체가 파악한 숫자라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다는 주장도 있다. 이들 경로당은 마을기금 등 보조를 받거나 자체 회비를 거둬 운영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재정이 넉넉하지 않다 보니 겨울에는 추위에 떨고, 여름에는 비지땀을 흘리면서 생활하는 곳이 많다.
미등록 경로당을 이용하는 정 모 할머니는 “올 여름 폭염에 다른 경로당에서는 에어컨으로 시원하게 시간을 보냈다고 하는데 우리는 문을 열고 선풍기를 켜며 견뎠다”며 “대부분이 독거노인들이라 집에 있어도 별다른 도리가 없어 경로당에 나와 장판과 이불만으로 올해 지독한 한파를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군민 한 모 씨는 “미등록 경로당의 어려움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미등록 경로당의 안전 문제, 통폐합의 어려운 점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함안·남해·산청·거창·합천군 등에서는 지원 조례를 별도로 만들어 미등록 경로당도 후원하는 방안이 가장 낫다”고 했다.
박 모 씨도 “전체 등록경로당이 320개소, 미등록 경로당이 8개소인데 8개소가 그리 많은 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320개소는 지원을 하는데 8개소를 지원하기 어렵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이것은 지자체에서 꼭 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