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민 학생회장

▲ 소녀상 제막식

▲ 작은 평화의 소녀상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타결 이후 이른바 ‘위안부 문제’는 사회적‧국제적으로 큰 이슈가 돼 지금까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고성중앙고등학교 학생들이 나서 교내에 작은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고 제막식 행사를 가져 눈길을 끌었다.
‘폼’만 잡고 싶어 하고 정치적 ‘눈치’만 보는 고성군의 기성세대가 하지 못한 일을 지역 학생들이 먼저 나서 했다는 것이 대견하고 한편으로 부끄러움도 느껴졌다.
교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제안하고 기획한 중앙고 박지민 학생회장을 만나 어떻게 건립하게 되었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교내에 작은 소녀상을 건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지난해 겨울 전국학생회장 토론대회에 나가서 작은 소녀상에 대해 알게 됐다. 이화여고 역사동아리 ‘주먹도끼’가 전국 고등학교에 작은 소녀상 100개 세우기 운동을 시작했었다. 당시만 해도 경남의 학교에는 작은 소녀상이 건립된 곳이 한군데도 없어 우리 학교에 건립해보고자 마음 먹었다.
위안부 문제는 교과서에 몇 줄 밖에 언급되지 않아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데, 작은 소녀상을 건립해 놓으면 계속해서 후배 학생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알고 심각성도 깨우치며 역사의식을 함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작은 소녀상 건립을 위한 모금은 어떻게 했나.
△학생회에서 재학생들에게 건립 취지를 설명하고자 직접 PPT 자료를 만들어 쉬는 시간마다 각 반을 돌며 설명했다.
이후 교내 버스킹을 하는 등 학생들의 정성을 모았으며, 선생님들도 도와주셔서 건립에 필요한 금액을 모을 수 있었다.
또 모금을 하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 1억명 서명운동’도 같이 했다.

▲건립 과정에 있어 어려웠던 점이 있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일이 빨리 진행되지 않았다. 먼저 선생님들과 교장 선생님께 허락을 구하는 부분이 어려웠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도 있다고 하셨다. 그러던 중 창원에 있는 학교에서 먼저 건립하면서 우리 학교에도 건립할 수 있게 됐다.
이후에는 작은 소녀상 위치를 두고 학생들은 잘 보이는 중앙현관에 놓자는 의견을 냈고, 선생님들은 파손 등의 이유로 역사관에 비치하자고 하셨다. 결국 중앙현관 왼쪽 편에 놔두기로 결정했다.

▲끝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기 위해 정부와 국민의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위안부 문제는 정치적 성향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닌 인간 대 인간의 입장에서 봐야하는 문제라고 본다. 우리나라도 베트남전에 참전해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먼저 공식적인 사과를 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우리도 일본으로부터 진정한 사과를 받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전국 188곳 학교에 작은 소녀상이 설치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학생들 스스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학생들의 뜻을 전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작은 소녀상 건립이 더 의미가 큰 것 같다.
작은 소녀상 건립에 함께해준 학생회와 재학생들 그리고 선생님들. 고성중앙고등학교 가족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앞으로 들어올 후배 학생들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