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군현 국회의원이 지난 3일 열린 법원 1심에서 의원직 상실에 해당되는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이로 인해 이 의원 지역구인 통영·고성 지역정가는 ‘국회의원 중도 낙마’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고성은 2명의 전직 군수가 선거법위반혐의로 당선무효가 돼 군수궐위 상태에 있는 위기 속에 국회의원마저 없는 지자체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일부 호사가들은 내년 지방선거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함께 치룰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을 하기에는 이르다. 이 의원이 비록 1심에서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고는 하나 아직 항소심과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어 유죄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설사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기각 돼 재·보궐선거 요인이 발생 하더라도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기는 어렵다.
내년 지방선거는 6월 13일이다. 여기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함께 하려면 2018년 3월 5일까지 대법원 유죄 판결이 결정 되어야 한다.
지방선거가 있는 해는 재·보궐선거를 따로 하지 않고 지방선거와 함께 치른다. 이 때문에 선거일(6월13일) 100일 전인 3월 5일 까지 유죄 판결이 나야 하는데 남은 기간으로 볼 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현재까지 내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함께 치루는 곳은 서울시 노원구 병 지역 한 곳 뿐이다. 이곳은 국민의 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5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여 공석인 지역이다.
그렇다면 이 의원이 내년 3월 5일 이후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가상이기는 하나 만약 3월 5일 이후 판결이 난다고 하면 2019년 4월 재·보궐선거를 치르게 된다. 그것도 2019년 3월 4일까지여야 하며, 이 기간도 넘긴다면 2020년 제21대 4.15 총선으로 넘어간다는 것이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분석이다.
어찌되었건 이군현 의원은 국회의원 4선, 14년의 정치인생중 최대 위기에 봉착한 것은 틀림없다.
지난 2004년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의원에 첫 당선된 이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통영·고성 지역구로 출마해 당선, 재선의원이 되면서 새누리당 원내 수석부대표를 맡았다. 이후 19대 총선에서는 치열한 당내 경선을 치르면서 뇌출혈로 쓰러지는 불운을 겪었지만 병마를 이겨내고 3선에 성공했다.
이 의원은 3선 의원이 되면서 탄탄대로의 정치길을 걷기 시작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장을 거쳐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사무총장이라는 중책까지 맡으면서 그의 입김은 지역구는 물론 국회에까지 막강한 힘이 실리게 됐다.
그런 탓인지 2016년 4.13 제20대 총선에서는 맞상대 후보가 없어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투표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이 의원은 국회부의장 도전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몫 국회부의장 결정을 위한 의원총회 하루를 남겨두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이 의원을 ‘정치자금법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는 소식이 보도되면서 그의 꿈은 접어야 했다.
법원 1심은 검찰의 기소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고 이 의원은 이제 국회의원직 상실 여부를 걱정해야 하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의원이 남은 재판에서 치열한 법리공방을 펼쳐 자신이 주장하는 무죄로 이끌어 낼지, 아니면 통영·고성 국회의원 최초 중도 낙마 의원이라는 불명예를 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