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두가 알만한 공직자가 인용했다는 옛말이 생각난다.

바로 주천난(做天難)이다.

「做天難做四月天(주천난주사월천)

蠶要溫和麥要寒(잠요온화맥요한)

出門望晴農望雨(출문망청농망우)  

採桑娘子望陰天(채상낭자망음천)」  

                               

대략 뜻은 이러하다.

「하늘 노릇하기 어렵다지만 4월 하늘만 하랴

누에는 따뜻하기를 바라는데 보리는 춥기를 바라네

나그네는 맑기를 바라는데 농부는 비 오기를 바라며

뽕잎 따는 아낙네는 흐린 하늘을 바라네.」

 

며칠전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었다. TV를 시작으로 방송마다 단군 이래 보기 드문 10일간의 황금연휴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모처럼 맞은 연휴 기간 동안 왜 나는 ‘주천난’이 생각난 것일까!

이 글은 논어별재(論語別裁) 난화이진(南懷瑾)에 나오는 글로써 당대의 우리 고성이 처한 상황과 비슷하다고 여겨진다.

두 번의 군수선거와 그로 인한 지역갈등, 실의 찬 군민들의 의욕상실. 수장이 없다보니 중구난망일 수 있는 중요정책과 권한대행이라는 한계상황으로 인하여 새로이 시작하려는 것보다는 있던 것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군민들은 모른다고 생각하는지...? 

5만6천명 군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입맛을 모두 맞출 수는 없지만 표준화된 정책을 만들로 로드맵에 따라 정책을 수행한다면 백사람의 다양한 생각을 일관된 에너지로 한데 모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성 읍내를 둘러보자. 저녁 7시만 되어도 불 끄진 가게들이 즐비하고 두 집 건너 한집은 철시한 상태임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뾰쪽한 수가 잇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정공법이 가장 유력한 힘을 받는다. 그것은 고성발전의 중심에는 군민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의외로 해법은 쉽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 가을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주천난의 의미에서처럼 천사람 만 사람의 생각을 다 맞출 수는 없지만 일관된 고성발전의 기틀을 올 가을에는 찾고 만들어야 2018년 봄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소가야문화제와 군민체육대회를 통해 그리고 추석을 지나면서 우리들은 고향을 떠나 있었던 출향인에게서 고성의 문제점들을 진솔하게 들어 보았을 것이다.

이제는 보이는 것에만 눈을 열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의 귀를 열고 고성의 미래 100년을 생각하면서 문제점을 찾고 또 내일을 위한 열정적 비판에 감사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일은 공무원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군민들의 책임도 상당하다.

그러므로 올 가을은 향후 4년, 멀리는 100년을 내다 볼 수 있는 고성을 만드는 일에 어떤 행위가 선행되어져야 하는가에 중점을 두고 가을걷이에 임해야 한다.

풍성한 들판에서 비워지는 넉넉함을 느끼자.

소가야문화제와 군민체육대회 그리고 추석 등 이번에는 들은 대로 냉정한 비판에 가슴을 열자. 그리고 그것을 군정에 반영 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고 정책입안자(=공직자)들에게 들려주자.

잘나가는 이웃 통영과 거제 그리고 사천과 창원만 보고 한탄하거나 실의에 빠지지도 말자. 지금부터서라도 우리가 잘하면 우리의 아들과 딸들이 살아갈 고성은 통영보다 잘살고, 거제보다 행복지수가 높은 최고의 고성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올해 가을은 우리 모두에게 주천난의 대풍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