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향교 명륜당에 고성향교의 역사가 담긴 현판이 많이 걸려 있다. 그 내용은 어려운 시절에 고장 선비들이 향토에 좋은 풍속을 일으키고 교육을 발전시키는 것들이다. 

여기 소개하는 현판은 1956년 고성향교 전교를 맡았던 구학구 선생께서 큰돈을 희사하여 폐허로 변한 향교의 전각을 반듯하게 수리하여 향교가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한 내용이다.  

60년 전 당시 구 선생이 희사한 돈을 쌀값으로 환산하면 100가마니에 해당되는 가치였다. 구선생과 함께 참여한 분들의 성명도 밝혀두었다.  

 

「공자의 도는 온 세상 만세의 스승이라 온 나라의 고을마다 향교를 짓고 석전을 올리는 것은 그 가르침 잊지 않으려는 것이다. 그런즉 춘추제례는 폐할 수 없다. 요즘 시절이 변해 탄신의 한 절차에 그쳐 예를 없애거나 줄인 것이 거의 폐한 것과 같지 않은가.

우리의 문학정치가 이완되고 황폐되어 드러나지 않고 많은 선비들은 날로 나태해져 희생과 술로 받들어야 할 제례를 유사에게만 맡겨 정성을 다함이 없으니 어찌 성령이 내려와 흠향하고 돌보아주겠는가.

지금 향교의 전각은 위에는 새고 밑으로는 스며들어 마룻대는 휘어지고 서까래는 내려앉아 선성 이하 우리 명현의 위패까지 흙먼지에 더렵혀졌다.

그러나 다행히도 구학구 사문이 향교의 전교를 맡아 선비들이 함께 호응하여 전각을 수리하고 봉안할 수 있게 하였다. 재실이 무너지고 담장이나 계단이 잡초로 무성한 것을 수리하고 지붕을 이는데 그 비용이 십만 원이나 들었다. 몇 달에 걸쳐 공사를 끝내고 내게 기록하기를 청함에 사양하지 못하고 이에 기록한다.  

(중략)

오직 원하노니 고을의 선비들은 이미 수리된 전각을 잘 계승하여 이어나가고 공자의 가르침을 영구히 전하여 폐단하지 않으면 어찌 우리의 도가 날로 부흥하지 않겠는가.

이 일을 청한 사람은 이정수‧이정규‧제동형‧최규칠‧이경진‧허동중이다.

병신년(1956년) 국월(9월) 회(그믐)일 함안 이진덕 삼가 짓다.

전교 구학구, 감역 이진식‧이정수‧박영갑‧최병렬‧구정훈‧이택환, 장의 이동수‧최석원, 후학 창원 구재휘 삼가 쓰다.  

   

猗歟라 夫子之道는 貫百王通萬世之師也라 故로 通天下州邑爲之廟하여 因有釋菜奠幣之禮하여 以著不忘也라 然則春秋之奉禮는 不可廢也라 而今에 因時而誕辰一節而止하니 無乃約而至於幾廢者乎아 噫라 我東文學之政이 弛廢不擧하니 士日益偸하야 牲酒尊奉을 付之有司하여 無以盡誠敬하니 惡可望聖靈之歆顧乎아 今廟宇上漏下滲하고 棟撓榱傾하야 先聖以下及我東諸賢之位牌이 點汚於土한데 而幸有具鶴龜爲鄕庠之任하야 典一鄕甫章하야 修而奉安之하고 齋堂之獘와 墻堦之蕪를 葺而完之하니 用費累十萬圓이라 而閱幾月功告訖하고 屬余以記之하니라 余旣不得辭하야 乃記之하니 

(중략)

惟願鄕諸公은 旣修而善繼不朽하야 使吾夫子之道를 永傳而無獘면 則安有吾道之不復與日也歟아 其請事者는 李丁洙李正圭諸東炯崔圭七李京辰許龍中也라

丙申菊月晦日後學咸安李鎭德謹撰

典校具鶴龜 監役李鎭湜李丁洙朴永甲崔柄烈具玎熏李宅煥

掌議李東洙崔碩元 後學昌原具在暉謹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