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내에는 최근 소가야중학교와 경남고성음악고등학교가 새로 태어났다. 소가야중학교는 삼산, 하일, 상리면내 중학교를 통합하여 기숙형 중학교로 작년에 개교했으며, 경남고성음악고등학교는 구 하일중학교를 개축하여 올해 개교했다.

고성군교육삼락회는 지난 9월 5일 이 두 학교를 견학했다. 교육삼락회는 전국의 퇴직 교원들로 구성되어 중앙에 본부를 두고 시‧도별 지부와 시‧군별 지회로 조직되어 있으며, 고성군교육삼락회는 26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교육삼락회는 ‘배우는 즐거움, 가르치는 즐거움, 봉사하는 즐거움’을 지표로 삼고 있으며, 견학, 재능기부, 사회봉사 활동을 통해 목표 실현에 노력하고 있다. 

 견학 일정은 소가야중학교에서 제공하는 스쿨버스를 타고 소가야중학교부터 갔다. 삼산면 하촌마을에서 바라보니 산 중턱을 깎아 세운 학교 전경이 웅장하다. 비탈길을 조금 올라 튼튼하게 세운 교문을 들어서 ‘꿈 사랑 지킴 터’라는 안내실 앞에서 내렸다. 강당인 웅비관 옆의 잔디 운동장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아름답다. 운동화를 신고 한껏 달리고픈 풍경이다. 본관 입구에는 전광판에 우리의 방문을 환영하는 글자가 흐르고, 현관 출입문 양쪽에는 ‘너도 나도 행복하게, 우리 모두 행복한 학교’라는 교육목표가 적혀 있다. 실내화를 바꿔 신고 현관에 들어가니 학교 안내판이 환하다. 실내의 정갈한 풍경은 어느 고급호텔에라도 든 것 같다. 교무선생님의 안내로 행정실을 지나 관람이 시작되었다. 모든 시설이 우리가 현직에서 겪어 왔던 학교와는 완전 딴판이다. 학교 교육목표처럼 학생들은 신나게 공부하고 선생님들도 행복하여, 모두가 행복한 학교일 것만 같다. 특별실 등 실내를 돌아보고 기숙사동 입구에서 고성군교육지원청의 교육과장과 장학사를 맞았다. 멀리보이는 자란만은 섬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다. 회의실로 안내되어 학교현황을 들었는데, 본교는 2016년 3월 2일에 입학식을 가졌단다. 학생 구성은 삼산, 하일, 상리중학교를 통합한 것으로, 지금은 각 학년 2개 학급씩 모두 6학급에 학생수는 80명이란다. 전교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오후 4시경 학교생활을 마치고 이어 방과 후 활동을 4시간이나 한단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밤 10시 반에야 취침에 들게 된다는데, 어찌 보면 좀 딱딱한 일과일 것 같아 군대생활이 생각났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일주일에 나흘 동안은 학교에서 생활하고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는 가정에서 지낸단다. 회원 중에는 건의사항으로 “이렇게 좋은 시설을 3개면에만 국한시켜 학생을 모집할 것이 아니라 군내 전체로 확대하여 학생을 받아들이면 어떻겠느냐?”고도 했다. 그만큼 시설이 선진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소가야중학교에서는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교육’ 등 5가지의 경영방침과 학교 특색교육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 중 나는 독서교육에 관심이 많아, 다독 독서프로젝트를 통한 감성교육, 즉 ‘독서의 중요성을 깨닫고 독서의 즐거움을 공유’한다는데 공감을 했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성공하는 법이다.

 요즘 농어촌에는 인구도 적을뿐더러 젊은 층의 감소로 출생률이 매우 낮다. 한 해 동안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하는 마을이 태반이며 심지어 면내에 한명도 출생이 없는 경우도 많단다. 이런 현실에서 국가적으로 제시한 1면1교라는 정책은 무의미하다. 지금도 초등학교는 1면1교를 고수하고 있으나, 학생이 없는데 어떻게 운영이 되겠는가? 면이라는 행정구역과 지역 이기주의가 겹쳐 우리면내 학교가 없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미래를 위한 올바른 생각이 아니다. 이처럼 3개면이 합쳐서 청소년들의 미래의 꿈을 영글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최소 한 학급 당 10명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든 기숙 형 학교인 이 소가야 중학교가 교가처럼 푸른 꿈으로 나래를 펼쳐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학생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바란다.

 경남고성음악고등학교는 옛 하일중학교 터에 다른 얼굴로 태어났다. 교정에는 옛 하일중학교 교적비가 서있다. 학교장의 안내로 합주실로 갔다. 현황소개를 듣고 질의응답도 가졌다. 순수 음악학교이며 공립학교로는 전국 1호란다. 따라서 첫 시도이니만큼 전국이 예의 주시하는 상황이며, 국영수로 한 줄을 세우는 시대를 지양하고 학생들의 다양한 꿈을 키우는 학교가 될 것이란다. 1학년 학생 30명 중 고성 지역의 학생은 단 한 명뿐이라 아쉽다. 앞으로 는 지역할당제를 도입하여 고성에서 10여 명의 학생이 입학토록 하겠단다. 이어 학생 연주가 있었다. 먼저 남녀 각 1명이 첼로와 타로를 연주했다. 타로라는 악기는 처음 접했다. 타로의 원명은 타로가토(tarogato)로 기원이 오래된 헝가리의 트럼펫이었으나, 변형되어 지금은 색소폰으로 약간 어두운 음색을 나타내며, 생김새는 클라리넷과 비슷했다. 다음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3중주가 있었다. 경쾌한 음악이었다. 실내를 둘러보니. 피아노 연습실이 9실이었으며 전교생이 피아노 실기수업을 통해 음악적 능력을 기르고 있단다. 오전으로 두 학교의 견학을 마쳤다. 

 소가야중학교는 앞으로 소규모 농어촌 지역 통폐합학교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 같다. 경남고성음악고등학교는 비록 농어촌지역에 있지만 도내에서 음악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전문성을 기르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앞으로 이 두 새 학교가 특색 있는 학교로서, 전국에서 성공한 학교로 손꼽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