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원 사업인 고성읍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이 9월 말 선정을 앞두고 이미 탈락이 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번 탈락의 원인이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행정의 실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은 세 분류로 구분되는데 통합지구, 선도지구, 일반지구로 나뉜다. 통합 및 선도지구는 읍 단위 지역에, 일반지구는 면단위 지역이 신청되고 지정된다. 선정이 되면 통합지구는 120억원(국비 70%, 지방비 30%), 선도지구는 80억원, 일반지구는 60억원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고성군이 선도지구가 아닌 통합지구로 공모신청을 한 것이다. 일반지구의 경우 면 지역이라고 하지만 4년간의 사업은 매년 평가 등의 절차를 거치며 3~4년차 일반지구가 사업을 잘 진행하고 주민호응도가 좋다면 선도지구로 신청하고 지정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면 지역은 일반지구→선도지구→통합지구 순이고, 읍 지역은 선도지구→통합지구의 순으로 되어야 한다는 것.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고성군은 선도지구가 아닌 통합지구로 신청했고 마지막 단계의 심의도 거치지 못하고 탈락을 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통합지구로 신청을 했을 때 농식품부 심의 시 만족이 안 되는 경우 선도지구로도 넣어 평가를 해 준다”며 “통합지구로 신청했을 때 되면 좋고 안 되어도 선도지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통합지구로 신청했다”고 했다.
아울러 “통합지구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선정된 곳이 없고 선도지구의 경우도 한 번 도전으로 선정되기 어렵다”며 “올해 선도지구 신청 준비를 해 내년에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통합지구가 지정이 되더라도 이후 선도지구 지정은 ‘역행’이 되는 것으로 선도지정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혀 애당초 군이 잘못된 신청을 한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군 담당자가 신청이 잘못됐는지 애초 몰랐던 것인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신청을 한 것인지, 혹은 혹자들이 제기하는 추진위원회에서 지원금액이 많다 보니 요구해서 그런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고성읍 이장단이 주축이 된 고성읍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 추진위 관계자는 이런 부분에 대해 확인해 주었다.
그는 “사업 계획은 모두 군에서 만들었다. 사업비가 많은 사업을 하자고 추진위가 제기했을 리가 없지 않나”고 했다.
군은 탈락된 계획서의 세부 계획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복수의 추진위 관계자에 따르면 주차장 조성사업, 태극기 각 가정 보급 사업 등이 있었다고 했다.
태극기 보급사업은 군 관계자가 인정했듯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이 아니라 소규모 사업인 창조적 마을만들기 사업에 해당된다. 소규모 사업의 세부계획을 120억 사업에 집어넣은 것이다. 관계자들은 “전체적으로 용역사의 사업계획이 부실해 화가 났다”고 했다. 
군민 A 씨는 “마치 고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채 대학에 입학하겠다는 것과 같다. 행정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예산 지원이나 이런 것으로 볼 때 단계적으로 신청을 해야 하는 것인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B 씨도 “통합지구가 만족 안 되면 선도지구에 넣어 평가해 준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면서 “만약 그렇더라도 결국 선도지구에도 조기 탈락하는 계획을 2014년부터 지정이 된 곳이 없는 통합지구 신청에 넣었다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했다.
이번 고성읍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조기 탈락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A 씨는 농촌 중심지 활성화 사업의 성격이 주민 자체 추진으로 행정은 가급적 간섭을 않고 자문을 한다고 하지만 실제 다른 시군의 경우처럼 관이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데 고성군은 그런 핑계로 방관을 하고 있다고 했다. 즉 사업 자체가 고성읍 전역에서 하는 사업이 아니라 한곳에 집중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탈락의 이유라는 것. 그는 현재 추진하고 있거나 추진을 계획 중이 관내 면 중심지 활성화사업은 비교적 잘 되고 있다며 고성읍은 조가 탈락한 것과 비교된다고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추진협의회 구성에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면 중심지 활성화사업은 면 발전위, 청년회, 체육회, 지역 원로 등 다양하게 구성되는데 반해 고성읍 중심지 활성화사업은 고성읍 이장단으로만 구성되었다는 것.
C 씨는 “고성읍 이장단을 낮춰 보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120억원 사업 정도라면 추진위에 군의원이나 전문가, 사회단체장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분산되지 않고 집중적인 사업 계획이 나올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나”고 반문했다.
지역구 모 의원은 “사업이 조기 탈락했다는 것을 얼마 전 모 회의에서 군민에게 들었다. 고성군 자체 농촌현장포럼은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잘 되고 있는 줄 알았다”며 “이런 식의 사업 추진이 관내 D면 지역중심지 활성화사업에서 잡음이 일고 있는 원인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