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국의 시·군·구의회가 집행기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한창이다. 고성군도 지난 28일부터 오는 12월 5일까지 고성군 행정 업무 전반에 걸쳐 실시하고 있다.
 지난 일 년간 집행기관인 고성군 행정이 해온 일을 점검해 잘못이 있다면 바로 잡고 또 감사결과를 다음연도 예산심의과정에 반영하기 위해 매년 이맘때에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타 지역의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주민대표기관의 사무 감사가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평가단을 운영, 감사를 잘한 의원을 선정해 상을 주기도 한다.

 고성군은 아직까지는 이러한 예가 없지만 적극 도입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지역에서도 포럼이나 시민단체가 몇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일에는 인색한 것 같아 안타깝다. 또한 행정사무감사가 열리고 있는 수감장에는 기자와 모 언론사의 주부기자만 몇몇만 보이고 지역을 대변하는 각 사회단체는 아예 발걸음조차 하질 않는다. 물론 해마다 이맘때면 직장에 연가를 내고 감사장을 지켜보는 주민도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만 가지고는 제대로 된 감사를 이끌어 낼 수가 없다. 진정 민의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민들이 동참해야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는 않았나 하는 우려를 나타내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행정사무감사는 한 해 동안 집행기관이 한일을 의회에서 확인하고 평가하는 것으로 지역민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남은 기간만이라고 군민들의 적극적인 동참 속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군 의원들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내가 낸 세금을 과연 알뜰하게 잘 쓰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잘못되었다면 시정하도록 집행기관을 견제하는 기능이야 말로 지방의회의 고유한 기능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집행기관이 하는 전반적인 사무를 감사 하는 곳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지방의회에 감시기능을 폭 넓게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좋은 제도를 갖고 있음에도 우리 손으로 뽑고 일정한 활동경비까지 지급하고 있는 주민대표인 지방의원이 자치단체장의 치적 쌓기 사업이나 표를 의식하는 선심성 사업 등을 잘 막아 내어 주민이 낸 세금을 헛되게 쓰지 못하도록 감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는 점이다.
 더욱 우려할 점은 지방의회의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자치가 본격화된 지 20여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행정사무감사의 질이 향상되지 못하는 이유로 첫 번째는 감사에 임하는 지방의원의 자세를 지적할 수 있다. 폭로성, 질책성 감사위주로 치우치는 감사방향은 개선, 지양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의회의 감사는 가정주부가 한 푼이라도 절약하고 미래를 대비하려는 마음으로 살림하듯이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될 것이다. 그래야 낭비성사업을 예방할 수 있고 공직자들이 세금 무서운 줄 알고 업무를 추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언론이나 시민단체의 무관심이다. 시민평가단을 운영하는 등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주민의 통제가 있지만 아직까지 미흡한 실정이다. 지방의원이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비난만 하지 말고 격려와 여건조성에도 앞장서야 한다.

 지방언론에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에 이를 보도하는 전담지면을 만들 수 있도록 독려해야한다. 이 또한 시민단체나 주민들의 지원 없이는 힘든 실정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방의원이 사무감사 준비에 진력할 수 있도록 수감자료 준비기간만이라도 행사에 초청하지 않는 등 주민들 협조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셋째로 행정사무감사를 연례적으로 하는 일회성 행사정도로 생각하는 지방의원과 공무원의 인식을 불식해야 한다. 감사지적사항은 그때만 모면하면 된다는 식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지방의회도 이를 해결될 때까지 집요하게 추궁하지 않고 지적만하고 유야무야함으로써 행정사무감사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지적하는 것에만 박수치지 말고 지적내용을 해결하는 노력에 더 많은 박수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쪼록 현재 실시중인 행정사무감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지방의회 무용론을 무색하게 하고 새로운 의회상이 만들어지기를 학수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