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생명환경농업을 슬며시 내리고 친환경농업으로 변경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제는 보여주기식 농업정책이 아닌 실질적인 농가 소득증대와 고성농업 발전을 위한 모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고성군이 지난해 직제개편을 통해 생명환경농업과와 생명환경농업담당을 폐지하고 친환경농업과와 친환경농업담당을 신설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생명환경농업이 ‘농업혁명’과 고성군의 농업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 홍보한 고성군 농업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시인한 것이라며 그동안 쏟아 부었던 막대한 예산이 낭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고성군은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 방향으로 통일하기 위해 명칭을 생명환경농업에서 고성 친환경농업으로 변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농법은 미생물과 발효식품을 활용한 ‘생명환경농법’을, 브랜드 정의는 ‘생명환경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단지명도 고성군생명환경농업단지를 ‘고성군친환경농업단지’로 개명했지만 사실상 과거처럼 진행하는 것이라 했다.

군 관계자는 “생명환경농업이라는 것도 사실상 친환경농업의 범주 안에 드는 것이기 때문에 농법 등은 과거의 생명환경농법을 그대로 하는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이학렬 전 군수와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은 “생명환경농업과 친환경농업은 다르다. 기본은 같지만 농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생명환경농업은 ‘농업혁명’을 가져올 새로운 농법이다”며 강력하게 홍보했다.

이에 따라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생명환경농업연구소를 건립하는가 하면 생명환경농업단지를 지정, 보조금까지 지급하면서 생명환경쌀을 재배했다. 특히 ‘생명환경농업’이라는 브랜드를 특허등록하고 타 농법과 차별화 하는 전략도 펼쳤다.

일부 언론과 농업검증 기관 등에서 생명환경농업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행정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고 오히려 토마토, 파프리카 등 품목을 더 확대해 나갔다.

이에 대해 다수의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를 취재한 결과, 관계자들은 “그 당시 생명환경농업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그렇게 홍보를 했던 것은 사실이다” 인정했다. 

군민들은 “과거는 다르다고 했다가 이제는 같은 것이라고 하는 것은 지난 10년간 군민과 농민에게 잘못된 정보 제공하고 국민을 속이는 행위”라며 “그런 일을 주도한 이나 그에 동조했던 공무원들이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 하나 없다”고 비난했다. 

과거 생명환경농업이었다가 이제는 친환경농업으로 바뀐 재배단지는 축소 추세에 있다. 2012년 48단지, 991농가, 617ha에서 2017년 28개 단지, 553농가, 422ha로 축소됐다. 예산지원도 2012년에는 8억여 원에서 올해는 4억여 원이다. 군은 이런 축소가 행정의존 탈피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동안 단지의 행정 의존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군민 여론에 적극적 대응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고성친환경육성 5개년 계획에 따르면  ‘품목별’ 재배면적을 7%에서 10%로 확대한다고 되어 있는데 쌀보다는 작목 확대 쪽으로 가고 있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생명환경쌀에 대해서도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0여 년간 생명환경쌀에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제대로 브랜드화 하지 못했다는 것. 군민들은 친환경농업과로 변경하면서 브랜드는 생명환경쌀로 한다는 것은 대외적으로 혼란만 불러 올 것이라고 했다. 이참에 경기도 이천쌀이나 메뚜기 쌀 등 스토리텔링이나 친근한 명칭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군민 A씨는 “10여 년간 농업혁명이라고 홍보하며 생명환경농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는데 이제 와서 슬며시 내리고 친환경농업을 내세우는 것이나 재배단지 축소 등은 농업정책의 실패라고 본다. 이제라도 보여주기식 농업정책이 아니라 농민과 고성농업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