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오지 않는 다리와 도끼만행사건의 미루나무그루터기

 ‘돌아오지 않는 다리[Bridge of No Return]’, ‘돌아올 수 없는 다리’는  남한과 북한 사이 휴전선 군사분계선이 지나는 공동경비구역 서쪽에 흐르는 하천위에 있는 다리입니다. 1953년 한국 전쟁 때 붙잡힌 포로들이 휴전협정으로 휴전이 성립되자 남북한은 포로교환을 하였습니다. 그 때 북송을 원한 포로들이 이 다리를 통해 북송된 이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자 ‘돌아오지 않는 다리’로 명명되었습니다. 이 다리는 민족의 애환과 뼈저린 고통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상징물이라 하겠습니다. 그 후 이 다리는 8.18 판문점 미루나무도끼 만행 사건으로 폐쇄되어 그 다리로서의 기능은 상실되었습니다.
다리기능이 상실되기 전까지는 포로교환 뿐만 아니라 남북한 적십자회담 대표 왕래 등 많은 사건들이 이 다리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원래 이름은 ‘널문다리’였다고 합니다. 이 다리는 위험해서 차안에서만 구경할 수 있습니다.

 
 ▶ 참담한 8.18 판문점 미루나무 도끼 만행사건의 개요
 1976년 8월 18일 오전 10시45분쯤 판문점에서 미루나무 가지 제거작업을 하던 미군 병사들이 북한군의 도끼 만행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유엔군 측 제 3초소 앞에서 한국인 노무자 5명이 미루나무의 가지를 치고 있었습니다. 현장에는 미군장교 2명과 한국군 장교 1명을 포함, 모두 11명의 유엔군 장병들이 이들을 호위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 2명의 북한군 장교와 10여명의 북한군이 다가와 “나뭇가지를 치지 말라”며 생트집을 잡았지만 여름만 되면 무성한 잎이 관측소 시야를 가로막아온 터라 미군장교는 이를 무시하고 작업을 강행했습니다. 그러자 곧 20여명의 북한군이 증원됐고 “죽여라”는 북한  장교의 고함과 함께 북한군은 곡괭이와 도끼 등을 유엔군에게 사정없이 휘둘렀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유엔군은 대항할 틈조차 없었습니다.

 미군장교 2명을 살해하고 나머지 9명에게도 중경상을 입힌 북한군은 유엔군 초소까지 부수고는 황급히 북쪽으로 도주 했습니다. 사건 후 미국이 즉각 2개 전투비행단과 제7함대 기동부대를 한국으로 급파하자 위기감을 느낀 김일성이 각서로 유감의 뜻을 전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었습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잔인한 도끼만행 사건입니다. 설명에 의하면 이 미루나무가지 제거작업은 통상적으로 해왔던 작업이었다고 합니다. 이 사건으로 북한 병사에 의해 살해된 마크 T와 바레트 중위에게 신의가호를 기원합니다. ‘신이시여, 그들의 영혼을 편안하게 돌보아주시옵소서!’
 이 만행사건으로 미루나무는 완전히 벌목되었고, 그 자리에 선 표석만이 그들이 저지른 그날의 끔직한 만행을 말없이 전하고 있었습니다. 이곳도 위험하여 차에서 내려 직접 볼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이러한 국가안보의 현장 판문점 경내 견학을 마치고 되돌아 나오는 길, 차창 밖 바람과 새들은 아무제약 없이 자유롭게 남북으로 오가고 황금빛으로 영글어가는 벼들로 가득 찬 들판은 평화롭기만 하였습니다. 반면 높이 100m로 게양된 대한민국 대성동마을 태극기와 북측의 기정동 마을의 높이 160m에 게양된 인공기는 남북이 단절된 현실을 알리는 양 바람결에 날리며 흐느끼고 있었습니다.(기정동 160m 높이 게양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통일촌 대성동 주민들은 국방의무와 납세의무를 면제받고, 인삼재배와 함께 벼농사를 많이 지어 고수익으로 살아갑니다. 이곳 개성과 인접하여 인삼은 약효가 매우 좋은 개성인삼을 능가하는 상등품 입니다. 이곳 대성동 통일촌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졸업식에는 정부고위직이 대거 참석해 졸업생 모두는 한 아름씩 상품과 선물을 받아서 리어카로 운반한다고 합니다. 대성동 주민이 되는 방법은 출생과 여자가 이곳 남자와 혼인하는 방법 이외는 없습니다. 우리를 안내한 조 일병 설명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조은식 일병님 정말 고마워요.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

 ▶ 판문점은 가고 싶다고 그냥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판문점은 북한과 맞닿아 있는 군사지역입니다. 그런 만큼 유엔사령부군사정정위원회의 승인이 있어야 견학이 가능합니다. 개인으로는 견학이 불가능하며, 단체(30명~45명)를 구성하여 견학하고자 하는 날의 2개월 전에 신청해야만 합니다. 일반인은 국정원,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은 통일부에 신청해서 유엔사령부군사정전위원회 승인이 이루어져야만 견학이 가능합니다. 그렇게 승인이 되면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에 견학이 진행되며 약 90여분동안 견학을 할 수 있습니다. 다른 곳은 멀리로 북한땅이 바라보이지만 판문점만큼은 선 하나로 북한과 경계를 이루는 곳입니다. 나쁜 마음만 먹으면 바로 북한으로 넘어갈 수 있는 곳이 바로 판문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들어가는 것도 사진 찍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매우 엄격히 관리 통제되는 곳입니다.

 ▶ 기록을 마치며
 동시대를 살아오면서 비슷한 인생 경험과 또 비슷한 시기에 국방의 의무 경험을 한 동갑내기 친구들이 함께 국가안보 현장인 판문점 등을 직접 견학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됩니다.
 그리고 남북한의 공동경비구역 내에 있는 판문점과 판문각에서 근무하는 국군과 인민군들이 마음 놓고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소리쳐 부르면 상호간 대답할 수 있는 지호지간(指呼之間)의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말 한마디 주고받지 못하고, 상대방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을 감시하고 감시당하는 현실이 매우 이상하고 가슴을 아프게 하는 실정입니다. 그것도 피를 나눈 단군의 자손 한민족 같은 동포들이 총칼을 서로의 가슴에 겨누면서 감시하는 것이 기가 막히는 현실입니다.

 이제부터라도 남북한이 협력하여 현재 위도 38도선을 기점으로 북측으로 2km, 남측으로 2km하는 비무장지대를 하루빨리 평화의 지대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뿐만 아니라 또 다시는 끔찍하기 짝이 없었던 8.18 도끼만행사건과 눈으로 확인되는 북한의 남침 야욕인 땅굴파기는 없었으면 합니다. 
 이런 것을 보장하자면 판문점 회담을 자주 개최하여 남북한 모두는 좀 더 진지한 태도로 허심탄회한 대화와 회담을 통해서 현재의 불안정한 정전상태를 공고한 평화로운 상태로 전환하여야 하겠습니다.
 실질적인 남북간 공동체 형성이 우리의 궁극적 목적인 평화 통일 실현에 초석이 됩니다. 남북 상호간이 성실한 노력 경주한다면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남북회담이 진행되리라 생각합니다.

 인류의 대 스승이신 석가모니 붓다께서는 “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모두 다 진 것이고  불행하다”고 설파했습니다. 전쟁 없는 평화통일만이 남북한 모두가 생존하는 살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하루 빨리 이곳과 인접한 개성(開成)이 이름자 그대로 대문이 활짝 열려서 남북한 평화통일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기를 꿈꾸어 봅니다.
 아울러 이 글을 읽으신 분들께서도 국가안보의 현장 판문점 등의 견학하시기를 희망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1년 10월 20일 새벽에 빛나는 샛별을 바라보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