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태웅 취재기자

“현충일이 무슨 날인지 아니” 7살짜리 아들은 두 번의 동문서답을 하고서야 “나라 지키려고 싸우다 돌아가신 사람들 기도하는 날”이라고 말했다.

유치원에서 ‘현충일’과 ‘순국선열’, ‘호국영령’에 대해 뭔가 배우긴 배운 것 같은데, 아직 이런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운 나이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충일 추념식이 열린 남산공원에 취재차 동행해 이것저것 이야기 해 주었는데, 주위를 살펴보니 아이를 데려온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행사에 참여한 중‧고등학생들이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이 국가유공자 또는 보훈가족, 기관‧사회 단체장, 행사 관계자 등 어른들이었다.

문득 ‘청소년 셋 중 하나는 현충일의 의미를 모르고, 초등학생보다 중학생이, 중학생보다 고등학생이 더 모른다’는 몇 년 전 뉴스가 머릿속을 스쳤다.

분명히 초등학교 시절에는 다양한 관련 교육을 받다보니 현충일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나, 성장과정에서 ‘현충일’의 중요성 보다는 ‘빨간 날’, ‘쉬는 날’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청소년들에게 1차적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주요 공휴일에 대한 어른들, 즉 사회적 무관심이 가져온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공휴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사람보다 ‘쉬는 날’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무엇보다 자녀들에게 ‘공휴일’에 대해 제대로 교육하는 가정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충일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이 없다면 자연스레 순국선열과 전몰장병들의 희생과 헌신도 잊혀지게 된다. 그분들과 남은 가족들에게 정말 죄송하고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의 역사에서 우리나라만큼이나 외세의 침략을 많이 받은 나라도 드물며 현재는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다. 

그런 역사 속에서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도록 애국정신으로 헌신한 분들을 잊지 않고 자라나는 우리 미래세대들이 그 뜻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보답이 아닌가 생각된다.

현대 사회의 바쁜 일상 속에서 꼭 현충시설을 찾지는 않더라도 한번쯤은 국가를 위해 공헌하고 희생한 사람들의 정신을 기리고, 자녀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호국보훈의 달’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