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이니 대동세계(大同世界)니 하는 말은 근세에 들어와서 갑자기 많이 쓰이게 되었다. 특히 손문(孫文)의 삼민주의 이론의 근저에는 대동사상이 커다란 뿌리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동이란 말은 장자와 열자에도 나오고 서경(書經) 홍범(洪範)에도 나온다. 그러나 그 사상을 가장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예기(禮記)의 예운편(禮運篇)이다. 똑같은 이야기가 가어(加魚)에도 나온다. 그 전문의 내용을 쉽게 풀어 소개하면 대강 다음과 같다.

 큰 도가 행해지면 전체 사회가 공정해져서 현명한 사람과 능력있는 사람이 지도자로 뽑히게 되며 신의가 존중되고 친목이 두터워진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들은 자기 부모만을 부모로 생각지 않고 남의 부모도 내 부모와 똑같이 생각하며 자기 자식만을 자식으로 생각지 않고 남의 자식도 내 자식과 똑같이 생각한다.

 늙은이는 여생을 편안히 마치게 되고 젊은이들은 각각 자기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일자리에서 활동을 하게 되며 어린이들은 곱고 바르게 자라게 되고 홀아비와 홀어미며, 의지할 곳 없고 불구가 된 사람들은 모두 편안히 보호를 받게 된다. 남자는 다 자기 분수에 맞는 일을 하게 되고 여자들은 다 적당한 곳으로 시집 가 살게 된다.

 재물과 물건들이 헛되이 버려지는 것을 싫어하지만 그것을 자기 집에다 감춰 두는 일이 없으며 자기가 직접 노력을 제공하지 않는 것을 싫어하지만 그것이 자기 개인을 위한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권모술수와 같은 것이 필요치 않게 되고 도둑이나 불량배 같은 것이 있을 수 없다. 이리하여 집집마다 문을 열어두고 닫는 일이 없다. 이러한 사회를 가리켜 대동이라 말한다.
 서양에서도 이상사회를 그린 저술들이 많지만 중국적인 이상사회론(理相社會論)으로서의 예운편에 나오는 대동사회는 가장 압축된 기본원칙을 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옛날에는 공자의 이 같은 사상이 절대군주체제에 영향을 준다는 배려에서 학자들 중에는 이것이 공자의 말씀이 아니고 후세 사람들이 고의로 끼어 넣은 것일 거라고 주장한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청말(淸末)의 개혁파 중심 인물인 강유위(康有爲)의 대동서(大同書)에서는 이것이 새로운 서구식 정치사상으로까지 발전했고 그것이 다시 손문의 삼민주의 기본사상으로 인용되게 되었다.

 대동이란 말은 대동소이(大同小異)의 대동의 경우와 같이 쓰여지게도 되는데 이 경우는 대체로 같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대동사상이니 대동사회니 할 때의 대동은 크게 같다, 완전히 같다는 뜻이다. 대동소이의 대동은 장자에서 나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