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면 장좌리 토석채취 허가업체인 (주)성호개발이 결국 토석채취 허가연장이 반려돼 더 이상 사업을 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주)성호개발은 그동안 투입된 막대한 자금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고성군은 지난 2일 민원조정위원회(위원장 오시환 부군수)를 개최하여 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10일, 사업자인 (주)성호개발에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은 이와 유사한 절차를 밟아온 하이면 레포츠특구 기간연장과 형편성이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고성군은 지난 2009년 3월 20일 장좌리 산259-1번지 외 2필지에 토석채취(석산)를 허가했다.

군은 당시 허가조건으로 진입도로와 관련 우회도로 개설 등은 인근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민원 발생에 따른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 후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렇지만 우회도로 개설이 지연되고 환경영향평가서 내용과 달리 공사한다는 장좌리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자 군은 2011년 9월 1일 우회도로 개설 등 주민과의 합의 사항이 이행 완료될 때까지 허가에 따른 공사 중지명령처분을 내렸다.

이에 (주)성호개발은 고성군을 상대로 ‘공사중지명령처분의취소 소송’ 을 청구하여 2012년 4월 패소하고, 항소 하였다가 같은 해 5월 항소를 취하하여 판결이 확정됐다.

고성군의 공사중지명령처분으로 시작된 3차례의 행정소송에서 지난해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5년간의 소송은 모두 고성군 승소로 일단락됐다.

대법원은 주민들이 제기하는 민원 이유가 합당하고, 사업을 재개하려면 우회도로를 개설해야 한다며 고성군이 내린 공사중지명령처분은 합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주)성호개발은 지난 2월 말로 토석채취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기간연장을 신청했고, 우회도로 개설을 위한 토지매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기간연장을 위해서는 (주)성호개발이 우회도로 개설을 위한 토지 80% 이상 매입을 요구했고 기간을 30일, 추가 20일 등 50일로 한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장좌리 주민들은 기간연장 뿐만 아니라 허가 자체도 취소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또 다시 분쟁조짐이 되살아났다.(본지 2월 24일 보도)

결국 고성군은 계속되는 민원을 감안, 지난 2일 민원조정위원회를 개최하여 토석채취 기간연장 불허 결정을 내렸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민원조정위원회에서 사업자가 사업을 할 의지가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회도로 개설 토지 매입이 저조하다는 지적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취재 결과 (주)성호개발은 우회도로 개설을 위해 약 70% 토지매입 조서와 추가 토지 매입 계획안 등을 관계부서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에서 공사재개를 위해서는 우회도로 개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을 비춰볼 때 사업자가 토지매입에 적극 나섰다는 것은 사업재개 의지가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어서 민원조정위원회의 결정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8년 동안 허가연장만 되풀이 되고 있는 하이면레포츠특구와 형편성이 맞지 않다는 일부 지적도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하이면레포츠특구도 석산개발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주민들의 반발은 같은 형국이다. 하이면레포츠특구 사업은 오경이엔지(주)를 민자 사업자로 선정해 하일면 오방리, 하이면 와룡리 일원 1,634,430㎡ 면적에 콘도미니엄, 산림욕장, 친환경골프장(대중 9홀)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지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사업기간으로 하는 이 사업은 계획대로라면 2014년 완공되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착공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사업 역시 2015년 1월 허가가 만료됨에 따라 신청한 허가연장 건을 고성군은 이미 투자한 사업비를 고려하여 허가연장 의견을 중소기업청에 통보했다.

당시 군은 마지막 허가연장이라면서 “기간 연장 시 즉시 착공하고 1년 이내에 50% 이상 사업을 추진하되 미 이행 시는 특화사업을 해제하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사 착공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군에서 밝힌 50% 미 이행 시 특화사업을 해제 할 것이라 주민들에게 약속했던 것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군은 하이면레포츠특구에는 비교적 관대한 법을 적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사업자가 이미 투자한 자금을 고려한다고 밝힌 것을 볼 때 장좌리 석산개발과는 대비되는 모양새다.

장좌리 석산개발은 진입도로 개설로 처음부터 주민들과 (주)성호개발이 갈등을 빚어왔다. 이 때문에 오랜 법적 분쟁이 이어져왔다. 그렇지만 고성군에서 허가한 사항으로 이미 수 십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된 것은 하일면레포츠특구와 같은 형국이여서 군의 이 같은 결정이 형평성 결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