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에 나서 자유한국당 후보 경선을 치르고 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대통령 후보로 본선에 나가더라도 보궐선거가 없도록 하겠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홍 지사는 지난 20일 도청에서 열린 확대 간부회의에서 “대통령 본선에 나가더라도 보궐선거는 없으니까 보궐선거를 노리는 꾼들은 헛꿈 꾸지 말고 제자리로 돌아가 직무에 충실하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보궐선거를 하게 되면 2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며 “보궐선거를 위해 줄사퇴가 이어지면 더 큰 선거비용이 부담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홍 지사는 보궐선거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퇴시점을 조절한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 후보로 대선에 나서게 되면 대선 30일 전인 4월 9일까지 사퇴해야 하는데, 일요일인 4월 9일 만료시간에 임박해 늦게 사퇴를 표명하고, 경남도가 다음날인 10일 선관위에 사임 통보를 하게 되면 보궐선거는 하지 않는다.
지사 사퇴는 사임날짜를 적은 서면(사임통지서)을 도의회 의장에게 내면 서면에 적힌 날짜에 사임되고, 휴일날 사임통보 등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다.
때문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에 사퇴 통보가 늦어도 위법한 것은 아니다”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기자회견을 열고 홍 지사의 지사직을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공직선거법 규정의 불명확성을 악용한 지저분한 꼼수”라며 “홍 지사의 꼼수에 놀아난다면 앞으로 모든 공직자가 본인은 원하는 선거에 출마하면서, 보궐선거는 피하는 황당무계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정의당 대선후보인 심상정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급기야 선거법 허점을 교모하게 악용해 보궐선거마저 파토 내겠다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한국 정치사에 별의별 인물이 다 있었지만, 홍 지사처럼 대놓고 민주주의와 국민을 깔보는 사람은 없었다”며 ‘홍준표 방지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헌법학자나 대학교수 등은 홍 지사 혼자만의 판단으로는 되지 않을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홍 지사의 대선후보 확정시 경남도지사 보궐선거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