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이 도내 초등학교 보건교사의 순회를 없애고 기간제 보건교사를 도입한 가운데 오히려 학교나 학생을 위한 보건서비스는 나빠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올 신학기부터 도내 18개 시·군에 창원 2명, 각 시군에 각 1명씩 기간제교사 19명을 배치해 순회근무를 대체했다고 13일 밝혔다.
그동안 경남도교육청과 초등학교 보건교사들은 순회근무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도내 초등학교 보건교사와 교직원 단체에서는 보건교사 배치율이 60%대에 그치는 상황에서 배치율을 높여야 하는데도 임시방편으로 순회근무를 강행해 오히려 학생건강권을 후퇴시킨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경남도교육청은 공무원 정원 제한으로 인력충원이 어려워 순회근무가 불가피하고, 순회근무를 폐지하면 미배치학교 학생들의 건강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지속돼 왔다.
이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경남도교육청은 올해 보건교사 순회근무를 20여 년만에 폐지하고 기간제 보건교사를 배치했다. 도교육청의 이같은 조치는 배치확대로 순회근무를 중단해 달라는 보건교사들의 지속적인 요구에 대해 지난해 순회강사 채용 모색을 하겠다는 약속에 따라 진행했다.
경남도교육청은 보건교사 배치율이 낮은 창원에는 2명, 나머지 17개 시·군에는 각 1명씩 모두 19명의 순회근무 기간제교사를 채용했다. 이들 기간제 교사들은 지역 내 보건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 6~7개를 격주로 돌며 순회근무를 하게 된다.
고성군의 경우는 19개 초등학교 중 고성·대성·하이·상리·개천·회화·동해·거류초등학교 등 8개 초등학교에는 보건교사가 배치되어 있다. 지난해까지는 이들 학교가 거점이 되고 권역별로 나눠 보건교사들이 순회 근무를 해 왔다.
올해부터는 기간제 보건교사제가 도입되면서 1명이 대흥초등학교에 배치됐다. 고성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가장 학생 수가 많은 대흥초등학교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즉 한명의 기간제 보건교사가 배치되어 있지 않는 10개 학교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고성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 기간제 보건교사가 1학기에는 4개 학교를, 2학기에는 6개 학교를 격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고 밝혔다. 
군민 김 모 씨는 “예전에는 거점형으로 인근 학교에 대한 보건서비스가 제공되었으나 이제는 기간제 교사 1명이 고성 전역의 학교를 관리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결국 보건교사가 없는 학교는 한 학기를 보건교사 없이 보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김 모 씨는 “물론 보건교사의 순환 근무를 하지 않는 것은 교사의 업무과중을 덜어 주는 등 좋다”며 “그러나 모든 학생의 건강권을 위해 턱없이 모자라는 보건교사를 충원해야 한다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학교 내 안전사고는 예고가 없는 만큼 근본적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기간제 교사의 경우 일년 계약직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신분 불안에다 거의 매일 다른 학교를 순회해야 하는 과중한 업무 때문에 한 학교에 매일 근무하는 기존 보건교사와 비교할 때 근무집중도가 떨어지는 한계를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도교육청은 이번 기간제 교사들의 충원이 보건교사 배치 부족의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지만 한 단계 진전됐다고 보고 내년에는 확대 여부를 포함해 교육부에 보건교사 충원을 요청하는 등 순회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편 2015년도 기준 전국의 보건교사 배치율은 64.9%, 도내 보건교사가 배치된 학교 배치율은 55.7%이다. 고성군은 초등학교 19곳 중 9개교(47.4%), 중학교 8곳 중 3개교(37.5%), 고등학교 4곳 중 2개교(50%)만이 배치되어 있어 특히 중학교의 배치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