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 개띠’, 국어사전에는 없지만 아마 장년층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익숙하다.
그렇다면 왜 유독 ‘58년 개띠’라는 말이 생겨 고유 명사처럼 회자 됐을까.
1958년생은 격동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헤쳐온 ‘베이비부머 세대’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기에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듯하다.
베이비 부머는 한국 전쟁이 끝난 뒤인 1955년부터 1960년까지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한국 전쟁으로 어수선했던 사회 분위기가 수습된 1958년 출생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베이비붐 세대를 대표하게 됐다는 것이 유력한 분석이다.
통계청 인구 추계자료에 따르면 1955년 80만2천342명, 1956년 82만6천454명, 1957년 85만9천56명 등 80만명대를 맴돌던 출생 인구는 1958년 92만17명을 기록, 사상 처음 90만 명대를 돌파했다.
이후 1959년 97만9천267명, 1960년 100만6천18명 등 출생 인구는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출생 인구만 따지면 1958년생들이 '59년 돼지띠', '60년 쥐띠'보다 적지만 '58년 개띠'로 불리며 베이비붐 세대의 상징으로 인식된 것은 이들이 늘 우리사회 격변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들이 중학교 3학년인 1973년 서울의 고등학교 평준화 제도가 시작됐다.
성년이 되면서 유신정권의 몰락과 5공화국 탄생의 정치적 격변기를 경험했다.
39세의 나이로, 사회의 중요한 허리 역할을 담당하던 1997년에는 사상 유례 없었던 외환위기를 겪는 등 파란만장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우리사회 중요한 축을 이뤘던 ‘58년 개띠’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일선에서 물러난다.
내년에 만 60세가 되는 공직사회 '58년 개띠'들은 올해 공로연수나 명예퇴직으로 사실상 은퇴한다.
전국적으로 그 숫자가 워낙 많아 이들의 퇴진은 공직사회에 세대교체의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고성군만 하더라도 ‘58년 개띠’ 5급 사무관이 무려 10명이 넘는다. 37명 사무관 중 25%를 차지한다.
사실상 58년생이지만 출생신고가 늦어 한 두 해 꼬인 사람도 적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많다는 분석이다.
고성군은 올 상반기(6월) 6명, 하반기(12월) 6명 등 12명이 공로연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공로연수는 정년퇴직 1년을 앞두고 신청하며 공무원 신분은 유지된다.
이들의 뒤를 이어 59년 돼지띠 사무관도 10명 이상 되는 것으로 파악돼 내년까지 5급 이상 간부공무원들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58년 개띠’가 대표하는 베이비 부머의 바통은 ‘586세대(50대 나이에 대학교 80년대 학번으로 1960년대생)’가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성군 관계자는 “고성군 5급 이상 간부공무원 중 출생연도 기준 공로연수 대상자는 올해와 내년에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 된다”면서 “공직사회에도 세대교체가 실감나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