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실사(實事)는 진실되고 착실하고 창조적이고 발전된 사람을 말한다. 구시(求是)는 올바르고 군자답고 개척하고 진보적인 사람을 찾는다는 뜻이다. 즉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보는 것과 같은 실험과 연구와 체험을 거쳐 누구도 부정하거나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을 통해 정확한 판단과 정확한 해답을 얻는 것이 실사구시(實事求是)이다.
이것은 하간헌왕덕전(河間獻王德傳)에 나오는 수학호고 실사구시(修學好古 實事求是)에서 비롯된 말이다. 즉 학문을 닦아 옛것을 좋아하며 일을 원만하고 실사되게 처리하여 옳고 바른것을 찾는다는 말의 뒷(끝) 부분을 인용하여 새로운 의미를 담은 학문을 배우는데 근본 취지가 되는 것이 실사구시 운동이다.
이 실사구시 운동은 청조(淸朝) 청나라 정기의 고증학(考證學) 이라는 서적을 표방하는 학자들에 의해 시작되었고 그 중심인물은 대진(戴震1723-1777)이였다. 대진은 말하기를 학문을 배운 학자는 마땅히 남의 것으로 자신을 가리지 말고, 내 것으로 남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고, 같은 계통의 저명하고 널리 알려진 학자인 능정감(凌廷堪)이란 뛰어난 저술가는 또 말하기를 진실된 사실 앞에서는 내가 옳다고 말하는 것을 남이 억지 말로 이를 그르다고 할 수 없고, 내가 옳지 않다고 하는 것을 남이 억지소리로 이를 옳다고 하지 못한다고 했다.
1576년 영조52년 서학의 풍조에 의해 일어나기 시작한 우리나라 실학사조와 당시 지배계급의 관료들의 형이상적인 공리공략에 대한 반발과 반항심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당시 청나라를 통해 들어온 서양의 발전된 기계문명 물질만능의 문화와 문명을 많이 받았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어서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선생이 앞으로 사회의 발전은 다음과 같다고 논평하였다.
화각삼층(火閣三層) 인좌거(人座去)하고 금사천리(金絲千里) 어비래(語飛來) 또 인지좌여락(人知座輿樂)이요 불식견여고(不識肩輿苦)라 하고 다산은 말하였다.
풀이하여 말하면 불 때는 집 삼층이란 자동차를 이르는 말이고, 인좌거란 사람들이 앉아서 간다는 것이고, 금사천리어비란 말은 쇠줄천리에 말이 오가는 뜻인데 요즈음 전화를 말한 것이고, 앞으로 백년 후에는 자동차도 왕래하고 천리 밖의 사람과 앉아서 말할 수 있다는 그 당시로서는 귀신과 광산이 놀랄 일이다.
또 인지좌여락은 가마 타는 즐거움을 말하고, 불식견여고는 가마 메는 괴로움은 모른다는 말이다. 이것이 즉 실사구시다. 다산 정약용의 이 말이 한양장안에 전해지자 조정 관료들과 양반님들이 정약용을 소인배로 몰아 극형에 처하라는 상소를 올려 정조대왕은 다산 정약용을 진도에 유배(귀양) 보냄으로서 사건은 정지되었다. 다산은 유배지에서 풀려나지 못하고 거기서 작고하였다.
다산 정약용의 예언과 같이 그로부터 270년 후인 1850년에 일본에는 자동차가 수입되었고 우리나라는 예언대로 100년 후인 1900년경에 자동차와 전화가 수입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당시 조정중신들은 다산 정약용을 소인배로 몰아세워 귀양을 보내게 하였다. 그 무렵 저명한 학자들은 말하기를 다산은 군자이며 선견지명이 있는 선비라고 말하고 조정안에서 우쭐거리는 탐관오리들을 소인배의 무리라고 칭하였다는 기록이 야사에 나타나 있다.
이때 조정에 앉아서 좌지우지하는 정승 판사님들 실사구시를 알지 못한 소인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은 역학을 전공으로 하여 세계정세를 정확히 알고 있는 반면에 상통천문(上通天門)하고 하달지리(下達地理)하고 신출귀몰(神出鬼沒)하고 풍우환후(風雨煥厚)지술을 임의로 행하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인(奇人)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