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읍사무소 옆에 지진을 유발하는 ‘지진 활성단층’이 있다는 주장이 나와 군민들을 혼란케 하고 있다.
손문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지난 16일 창원대에서 열린 ‘경남지역 지진 안전한가’ 강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손 교수는 “최근 고성읍사무소 50m 옆 도로공사를 하는 곳에서 활성단층임이 확인됐다. 강원도 고성이 아닌 경남 고성이다. 서부경남에서는 처음 발견된 활성단층”이라고 주장했다.
활성단층은 지진을 유발하는 단층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60만 년 이내에 활동한 적이 있거나 재활동 가능성이 있는 단층’을 말한다.
본지와의 취재를 통해 손 교수는 사진을 제시하며 “상층은 제4기(약 170만년 전부터 현재까지) 침적물로 되어 있고 하층은 8,000년 전의 백악기고성지층으로 되어 있다. 이 지층들 사이로 비스듬히 단층이 존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조사를 해 본 결과 역단층으로 지진이 있었을 때 1.2㎝ 수직으로 들썩거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정도 강도면 한 번의 지진이라면 진도 7 이상이었을 것이다. 추측컨대 한 번은 아니었을 것이고 여러 번에 나눠 지진이 일어났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손 교수는 “현재 OSL 방식으로 샘플을 채취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의뢰 중에 있어 정확한 지층의 나이가 나와야 활성화단층 여부가 나올 것 같다. 지금 전처리 중이며 한 2달 정도 걸릴 것 같다”며 “하지만 경험상으로는 활성단층이 맞다”고 했다.
손 교수는 “이를 연구·보호하기 위해 고성군에 협조 요청을 했다. 하지만 별다른 응답 없이 계속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가 내년부터 활성단층 조사 사업을 시작한다. 그러면 어차피 이곳을 뜯어내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활성단층이라고 무조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면서 “내년 활성단층 조사 사업 후에는 활성단층별로 위험도에 따라 등급별로 관리를 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또 “외국의 경우는 활성단층을 잘 보존해 교육용이나 관광용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 고성군도 이런 면에서 적극적으로 보존하고 연구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 19일 현장 조사를 했다. 하지만 행정에서 진위를 가릴 수 없다”면서 “국민안전처에서 지진용역을 할 계획이라 그 결과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손 교수는 ‘지진 주기 500년’에 따라 큰 지진이 닥칠 날도 멀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손 교수는 “역사적으로 국내 지진은 17세기에 정점이었다. 그로부터 400년 지났다. 우리 세대는 아닐지라도 다음 세대에서는 반드시 큰 지진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래세대를 위해서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6일 ‘지진방재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2018년까지 원자력발전소 24기 내진 성능을 현재 규모 6.5에서 7.0까지 견딜 수 있도록 보강 방침을 밝혔다.
또한 신축 건물 내진설계 의무화 대상을 ‘모든 주택과 2층 또는 20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