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한 가지라도 옳지 못한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슴속에 간직하여 둘 것이며, 공경하는 생활태도를 근본 행실로 세우고 사물의 이치를 깊이 연구하여 착한 일에 분간하고 모든 일을 힘써 실행하여 그 일을 실천 할 것이다. 이일을 죽을 때 까지 행해야 할 것이다.
생각에 간사함이 없는 것과 공경하지 않음이 없는 것 이 두 글귀는 일생동안 계속하여 사용하더라도 다하지 않을 것이다. 마땅히 벽 위에 써 붙여 놓고서 잠깐 동안이라도 잊지 않도록 할 것이다.
날마다 자주 스스로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 가다듬어져 있는가. 공부가 더 잘되어 가고 있는가. 행하기에 힘을 쓰고 있는가. 이러한 일들을 알아내어 잘못된 점이 있으면 고치도록 하고, 없으면 더 부지런히 힘써서 죽는 날까지 게으름이 없도록 해야 한다. 공부를 하는 사람은 항상 그 마음을 다짐하여 사물에 대한 욕망에 뜻이 쏠리지 못하게 만들고 반드시 그 이치를 궁구하여 착한 일을 분명하게 한 다음에야 마땅히 행할 길이 똑똑히 앞에 나타난다. 그래야 틀림없이 실력이 차차 발달하여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학문의 길에 들어가는 데는 이치를 궁구하는 것을 맨 처음 해야 하고 이것은 성인과 현인이 마음을 쓴 자취와 본받을만하고 경계할만한 선과 악이 다 책에 있기 때문이다.
무릇 책을 읽는 사람은 반드시 단정하게 팔짱을 끼고 조심스럽게 앉아서 공경히 책을 대하고 마음을 기울이고 뜻을 이해하면서 글귀마다 반드시 실천 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만약 입으로만 읽고서 마음으로는 채득하지 못하고 몸소 실행하지 아니하면 책은 책대로 나는 나대로 있을 것이니 무슨 이로움이 있으랴.
책을 읽는 때는 먼저 소학의 효행편을 읽어서 어버이를 섬기고 형을 공경하고 사회에 대하여 신의 있고 정직하게 어른을 공경하고 스승을 높이고 벗과 친하는 도리에 대하여 하나하나 자세히 익히면서 힘써 실행할 것이다.
다음으로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에 들어갔을 때 사물의 이치를 궁구하여 마음을 바로잡고 자기 몸가짐을 잘 닦고 남을 다스리는 도리에 대하여 하나하나 참되게 알고 충실히 실천할 것이다. 그리고 어질고 착한 진리를 구하여 근본 원리를 길러 내는 공과 사에 대하여 하나하나 세밀히 생각하고 깊이 채득 할 것이다. 의리와 이득을 똑똑히 분별하고 사람의 욕심을 막고 하늘의 도리를 따르는 학설에 대하여 하나하나 밝게 살펴서 더 충실하게 할 것이다.
자연의 이치에 따르는 설문과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법칙이 마련된 도수(度數)에 대하여 하나하나 잘 강구해서 마음과 몸가짐에 뜻을 세우도록 할 것이며 좋고 나쁘고 나가고 물러나고 잘되고 잘못되는 기미에 대하여 하나하나 잘보고 익히면서 충분히 연구할 것이다. 의리를 날로 밝게 하며 착한 행실에 상을 주고 악한 행실에 벌을 주며 억누르기도 하고 찬양도 하며 깊은 뜻에 대하여 정밀하게 연구하면서 잘 깨닫도록 할 것이다.
성현의 학설을 마땅히 사이사이 정성껏 읽어서 의리와 도덕이 항상 내 마음에 젖어들게 하여 끊어질 때가없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남은 힘으로는 역시 역사책을 읽도록 해서 옛날과 오늘에 통하고 신변에 사무쳐서 학식과 견문이 뛰어나게 할 것이다. 이단과 잡류의 바르지 못한 책과 같은 것은 잠간동안이라도 읽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옛날의 성현들이 저술한 책을 많이 읽으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청렴하고 결백한 군자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는 군자와 선비들이 정치를 맡아서 하여야 한다. 오늘과 같은 비리와 부정투성이의 정치는 그 자취를 감추어 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