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성군에서 구 농업기술센터 부지와 구 공설운동장 활용방안 계획을 의회에 보고하면서 이 두 곳의 활용방안에 대해 군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행정은 개발을, 의회는 과도한 사업비를 우려하면서 반대하고 있는 모양새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듯하다.
군 계획에 따르면 구 공설운동장에는 소가야문화복합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것으로 2020년 까지 총 300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2층에 대·소 공연장, 전시실, 회의실, 각종단체 사무실을 입주케 할 방침이다. 예산은 국비 20억, 군비 280억원을 예상한다 밝히고 있다.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니 의회에서 반대하는 이유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대·소공연장이나 전시실이 없어 막대한 군비를 들여 또 다시 대형 공공건물을 짓겠다는 것은 군민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재정여건에 280억원이나 되는 군비의 재정마련을 어디에서 마련할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빚을 낼 수밖에 없는 현실인데 과연 옳은 판단인지 되묻고 싶다.
대·소공연장이 필요하면 이미 멋들어지게 만들어져 있는 오광대 전수관이나 문화체육센터를 이용하면 충분하고 전시실이 필요하다면 고성박물관으로도 충분하다.
일부 단체들의 목소리에 편성하여 군민 혈세를 쏟아 붇는다는 것은 의회뿐만 아니라 군민들에게도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이참에 한번 짚어보자. 이미 공공건물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수 십억원을 들여 건립한 고성박물관은 관람객이 거의 없어 박물관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여기다 문화체육센터, 국민체육센터, 청소년수련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합사회복지관 등 인구 6만도 안 되는 농촌 군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시설들이 이미 있지 않은가.
일 년에 고작 몆 차례 공연을 하기 위해 대공연장이 딸린 건물을 짓겠다는 것은 표를 의식한 정치인들의 선심성 행정에 불과하다.
공공건물 건립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공공건물도 연간 수 천만원에서 억 단위까지 운영비가 소요되는데 빚을 내어 또 다시 만든다고 하는 것은 재고되어야 마땅하다.
구 농업기술센터 부지도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되고 있어 미관을 해치고 있다. 3차례의 매각 추진에도 불구하고 매수자가 없어 지난해 10월 최평호 군수가 취임하면서 매각보다는 활용방안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군은 이곳에 83억원을 들여 청소년수련관을 만들고 20억원을 들여 작은영화관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군 의회는 지난 6대 의회 때 이미 매각이 결정되었다며 번복은 불가하다는 반대 입장이 강경하다.
하지만 군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작은영화관 건립은 필요하다는 것이 다수 군민들의 생각이다. 그것이 구 농업기술센터 부지든 아니면 제3의 장소를 활용하든...
매각이 안 되니 활용하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제대로 된 타당성 조사를 통해 의회를 설득해야 만이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지난 6대 의회에서 결정된 매각이 7대 의회에서 쉽게 번복될 리는 만무하다. 어떤 쪽이 군 발전을 위함인지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하여 행정과 의회가 머리를 맞대어 실타래를 풀어가는 것이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