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명수 재단법인 성균관 전 부관장

충신 된 신하는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절개가 높은 여자는 두 남편을 섬기지 않는다는 말은 이 세상에 너무도 잘 알려져 있는 말이다.
이 말의 출처는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출신 왕촉(王燭)이 옛날부터 전해내려 온 말을 인용해서 자기의 뜻을 밝힌 것인데 이것이 뒷날 왕권을 대대로 유지하고 또한 남자의 권리와 지배권이 확립되면서부터 신하들과 여자들을 두고 강조된 결과 마침내 꼭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신조(信條)처럼 또 덕목처럼 되고 말았다.
사실상 공자나 맹자의 말씀에는 이 같은 도덕률이 지적되어 있는 곳이 전혀 없는 것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공자께서는 어떤 역신이 반란을 일으켜 세상을 어지럽게 하여 백성들이 혼란에 빠져 있을 때 그 역신과 손을 잡아 세상을 바로 세워 태평한 나라를 만든 기록도 현재까지 보존되어 있고 맹자는 제선왕이 묻는 말에 신하들이 임금께 바른 말로 간청하여도 임금이 듣지 않을 때는 그 임금을 쫓아내고 도량이 넓고 학문이 깊고 백성을 위하여 자기 몸을 희생할 수 있는 그런 임금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하였더니 당시 제선왕으로부터 노여움을 산 내용이 맹자라는 책속에 상세히 기록되어 현재까지 전해오고 있다.
권력을 가진 지배권자 또는 재벌가 그리고 양반님들에게 유리한 도덕률이면 무조건 공자 맹자가 가르친 것으로 내세운 탓으로 공자 맹자에 대한 관점과 생각이 달라지게 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이다.
고려 태조 왕건<918년>은 혁명으로 신라와 후백제를 정복시켜 1391년까지 43년간 계계승승으로 34인의 왕(王)씨가 배출되었으며, 1392년 태조 이성계는 혁명으로 조선조를 창업하여 517년간 32명의 임금이 배출되었으니 이와 같이 오랜 세월에 자자손손 계계승승으로 임금의 자리를 유지하게 된 근본원인은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삼강(三綱)과 오륜(五倫)의 덕목을 국민의 지표로 삼아 이를 강력하게 시행하여 백성들의 생활에 주입시켰기 때문이다.
1494-1505년 연산군 같은 패륜의 군주와, 1609-1622년 광해군 같은 사람이 임금 자리에 있어 범죄와 악행을 저질러 그 죄목과 악행이 극도에 이르러 백성들로부터 쫓겨 나갔다.
그 다음 임금 자리에는 우리 국민 중에 군주의 자격을 구비한 자가 많이 있었으나 이를 초월하여 꼭 이씨들 중에서 인재를 가려내어 임금 자리를 계승하게 하였으니 이는 오직 충과 효의 정신이 투철 하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박 대통령은 동네북이 된지 오래다. 한나라의 국가 원수가 국민에게 머리숙여 사죄하는 처절한 발표를 보고 눈물이 앞을 가릴 뿐이다. 최순실은 박대통령을 등에 업고 온갖 권력남용과 비리를 저지른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들의 정책수행에 문제가 불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