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영찬 경남JC특우회 부회장

 국정농단(斷)보다 한 수 위, 국정농락(絡)에 이른,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일순간 온 나라가 아수라장이 됐다.
 100만 군중, 하야, 탄핵, 거국중립내각, 등. 여야 할 것 없이 너무 호들갑이 아닌가도 싶다. 우리 국민도 마찬가지다. 역대 대통령 측근에서 도둑질 안 해 먹은 놈 있었나. 수천억, 수조 원을 해 처먹었어도 우리 국민은 솔직히 인정상 어물쩍 넘어가지 않았나.
4대강, 자원외교 수조 원 이명박. 노무현과 노건평. 김대중과 아들, 이희호 비자금. 김영삼과 김현철. 노태우. 전두환. 도둑 아닌 대통령이 있었나. 새삼스럽지 않은가.  
지력이 박약하여 우주의 기운을 받고, 판별력이 아둔하여 무당에게 물어보는 왕이나 대통령이 어디 박근혜 하나뿐이었는가 말이다. 
 100만 군중…. 원래 대중은 필연적으로 우매하다. 러·일 전쟁 후 국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러시아로부터 얻을 것은 제다 얻었음에도 일본국민은 “매우 더 치라”고 요구한다. 미국의 주선으로 강화를 맺었지만, 정부의 속도 모르는 일본국민은 기고만장하여 화살을 러시아에 이어 미국으로 돌려 거대 데모에 돌입한다. 그 후 좌익 지식인들의 끈질긴 부추김과 일본군중의 소아적 칭얼거림으로 태평양 전쟁으로까지 내몰아 간다. 
 자국의 현실을 알려고 하지 않고 일본 대중은 자기중심적 오만과 편견으로 무장하여 무책임한 선동꾼 아사히신문에 농락되어 또다시 속아 넘어갔다.
 그 후 일본 대중에게 원자폭탄 두어 방 먹이고 나서, 맥아더는 일본 대중에게 말을 한다. “일본 대중 정신연령은 10대다.”  
 불의에 항거로 역사의 바른 물꼬를 턴 숭고한 대중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학자들은 6세기 이후 그리스, 로마의 철학과 역사, 조선의 역사, 한국 근세의 역사를 봐서라도 “군중심리는 우매하다.”로 귀결된다 한다. 가까이 경부고속도로가 그랬고, 광우병 집회가 그랬다.
 군중은 판단능력이 없다. 아니 엄밀히 말해 판단능력이 마비되어 있다. 군중은 동굴에 갇혀 촛불에 비치는 그림자에만 집착한다. 일렁이는 게 자신인 줄 모르고 동굴 속 그림자가 전지전능의 신이라 착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베이컨의 ‘동굴의 우상’을 오늘날 우리 사회에 반추해 볼 때, 그 ‘동굴’을 ‘언론’에 대입해보면 완벽하리만큼 작금의 현실과 닮는다.   
 클린턴에 집착하던 미국의 메이저 언론들은 이제 곧 트럼프 몰살 작전에 착수할 것이다. 한국에서 최순실은 보이는 빙산일 뿐, 그 밑 검은 거대 언론이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청와대마저 쉬이 핫바지 저고리 만드는 언론, 밤낮으로 나발 불어 국민을 우매하게 만들고, 검찰, 국정원, 경찰을 쥐새끼로 만들며, 국회의원을 쉽게 떨거지로 만들 수 있는 가공할만한 힘의 소유자.
 청와대 ‘얼라들’ 소꿉놀이에 수재들 장·차관은 불구경하듯 했으나, 모르지 않았고, 미꾸라지 같은 여야 의원 모두 최순실 실체 모를 리 없었다. ‘재단 공화국’ 출범과 동시에 고위공무원, 언론인, 정치인 하나같이 최순실에 줄 대기 위해 무던히 공 들였던 자들이다. 우매한 대중만 모를 뿐이지. 물론 언론은 오래전에 사태 간파를 하고 있었다. 당시에 터뜨리지 않고 이제 와 새삼 호들갑 떨고 국민을 혹세무민하는 것은 뭔가가 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여린 지력의 대통령, 어릴 적 체화된 ‘재단법인’으로 제2의 새마을운동을 하려다 떡고물이 ‘제4권력’에 걸려 자빠졌을 뿐이라면, 너무 근시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