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음식이나 차를 먹고 난 뒤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밥 한 그릇, 차 한 잔의 가격을 미리 내 놓은 일명 ‘미리내’ 운동이 새로운 기부문화로 번지는 가운데 고성군에도 ‘차려진 밥상’을 통해 미리내 운동이 시작됐다.
고성남산라이온스클럽 김민정 회장의 제안과 봉사금으로 추진된 ‘차려진 밥상’은 지난 12일 오후 2시, 카페 더톡에서 발대식 및 첫 현판식 전달을 가졌다.
이날 ‘차려진 밥상’에 참여한 업체는 카페 더톡 (식사‧커피‧팥빙수), 금강사우나(목욕), 굿모닝베이커리(제과‧제빵 류), 노벨서점(도서 류), 꼬르륵분식(분식 류), 북촌떡갈비(식사류), 나인커피(커피‧브런치 류) 등 총 7개 업체이다.
‘차려진 밥상’의 이용은 이웃을 위해 메뉴 중 한 가지를 미리 계산하고, 가게에서 받은 쿠폰에 ‘아기와 함께 온 엄마 커피 1’, ‘학생 1인 목욕’, ‘도서 10,000원권’ 등의 예와 같이 대상을 지정해 나눔 나무에 건다.
‘차려진 밥상’ 가게를 방문한 손님 중 해당자는 쿠폰을 확인하고 카운터에 제출하고 음식을 먹은 뒤 쿠폰 뒷면에 감사의 글을 적고 다시 나눔 나무에 걸면된다.

이날 현판을 전달한 김민정 고성남산라이온스클럽 회장은 “미리내 운동은 전국적으로 100여 군데가 넘는 곳에서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오늘 우리 고성군에서도 시작을 하게 됐다”며 “‘차려진 밥상’을 통해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끼리 작은 나눔으로 따뜻한 사회, 웃음과 기쁨이 넘치는 행복한 고성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향후 ‘차려진 밥상’은 운영위원회를 구성하여 지속적으로 가게를 확충하는 등 나눔 문화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노숙인을 위해 커피 한 잔을 미리 계산하는 이탈리아의 '서스펜디드 커피(Suspended coffee)'에서 따온 미리내 운동은 국내 한 대학교수에 의해 지난 2013년 5월 처음 시작됐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적인 정서에 맞게 음식 한 그릇을 대신 내주는 것으로 변형돼 경북 산청에서 1호점을 시작으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 인터뷰

“‘차려진 밥상’ 통해 따뜻하고 행복한 지역 만들 것”

고성남산라이온스클럽 김민정 회장

고성남산라이온스클럽 김민정 회장은 지난 12일, 미리내 운동인 ‘차려진 밥상’ 가게 발대식과 현판식을 열었다.
김 회장은 “몇 년전 라디오를 듣고 알게 된 미리내 운동을 우리 지역인 고성에서도 추진하기 위해 이리저리 알아보았다”며 “경남에서는 거창군에서 잘 시행되고 있다고 해 거창의 미리내 운동 가게들을 찾아 둘러보고 고성군에서도 잘 될 것이라 믿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우리 이웃을 위해 커피 마시러 가서 한잔 더 계산하고, 목욕가서 1인 이용권을 선물하고, 분식집을 가서 배고픈 학생들을 위해 김밥 한줄 나누는 것이 또 다른 이웃과의 소통이라 생각한다”며 “돈이 많아서, 사회단체장이라서 하는 나눔이 아닌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끼리 작은 나눔으로 따뜻한 사회, 웃음과 기쁨이 넘치는 행복한 고성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어 “당장은 부족하지만 차후 ‘차려진 밥상 운동본부’를 구성해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여 이웃들과 함께 차려진 밥상 나눔 문화가 잘 정착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민정 회장은 “번거로울수도 있는 일임에도 첫 출발에 동참해준 7개 업체 대표님들과 사업을 추진하는데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군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