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어둠 속, 스포츠파크 족구장에 주부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가까이 가 보니 둘러서서 족구연습을 하고 있다. 이마에는 땀이 솟지만 연신 웃고 농담하며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연습이 한창이다.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공을 주고받는 것이 예사 솜씨가 아니다.
“마이 (볼)”을 외치지 않고 서로 미루다 공을 놓쳤다. 감독으로 보이는 이가(연습 중 한창 제철인 전어 이야기가 나왔다) “집 나간 마이를 찾아오라”고 농담하자 와 폭소가 터져 나왔다. 이후 그네들은 더욱 큰 소리로 “마이”를 외치며 즐거운 연습은 계속된다.
지난 8월 28일 열린 제4회 고성군수배 족구대회 때 창단식을 가진 고성군 ‘샤샤샤 여자족구단’. 경남에서는 10번째, 고성에서는 처음으로 창단한 여자족구팀이다.
고성군족구협회 이정범 전무이사는 경남생활체육대회 등에 여자족구팀이 없어 참가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이 전무이사는 지난 7월 모집공고를 냈고 우연히 현수막을 본 이해옥 씨와 언니, 동생 하는 지인 6명이 모여 운동을 시작했다.
주장인 이해옥 씨는 “어린이날이나 가족 여행 시 남편과 아이들과 가끔씩 족구를 즐기곤 했어요. 그래서 관심이 있어 참여하게 됐어요”라고 했다.
규칙도 모르고 시작한 족구팀이라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열정과 의욕은 이들의 실력이 부쩍부쩍 늘기 시작했다. 이후 철성고 3학년 정우주 학생과 김경아 주부가 참여하면서 11명이 팀원이 됐다. 매주 화·목·토 오후 7시부터 2시간씩 훈련하며 선수들이 요청해 훈련시간은 늘 3시간을 넘긴다고 한다.
이해옥 주장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결성된 지 한 달여 되어가지만 팀워크도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10월 21일 있는 제27회 경상남도생활체육대축전을 대비해 연습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고 했다.
이정범 감독은 “모두들 열정이 대단합니다. 그전 8월 군수배 족구대회를 대비해서는 매일 연습을 했습니다. 이쌍자 군의원의 경우는 근육파열이 있고 다른 지역을 다녀와 옷도 못 갈아  입어도 빠짐없이 참석합니다. 다른 선수들도 직장이 있는데도 참여율이 매우 높습니다”라고 칭찬한다.
그는 “이런 팀의 감독으로 있어 보람이 있습니다. 열정이 있으니 실력이 금방 늡니다. 한 달도 안 된 팀이 1, 2점 내기도 힘든데 7점을 냈으니 대단한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력도 중요하지만 즐기면서 하는 것이 큰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샤샤샤 여자족구단은 경상남도생활체육대축전 외에도 도대회 등 3개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한 샤샤샤 여자족구단. 큰 무대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멋진 족구 실력을 보여 줄 것을 확신하며 힘찬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