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부 고성문화원 이사

♠ 울룽도해변 정취를 대변하는 아름다운 행남해변산책로
이러한 역사를 지닌 독도에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자유시간을 즐깁니다. 저녁이 되자 대구호텔의 특별 메뉴인 ‘오삼불고기’로 주흥을 즐깁니다. 안주 삼아 ‘좋은데이’ 소주를 몇 잔 씩 주고받으며 담소를 나누며 즐깁니다. 글자 그대로 좋은 날입니다. 얼마간 주석을 즐긴 뒤 해변으로 행합니다. 울릉도의 멋진 해변 야경을 즐기고자 함입니다. 행남해변산책로 입니다. 도동부두 좌해안을 따라 저동 촛대바위까지 개설된 산책로로 절경입니다. 자연동굴과 골짜기를 연결하는 교량사이로 펼쳐지는 해안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해안산책로는 행남이라는 마을과 이어집니다. 이 마을 어귀에 큰 살구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고 해서 행남(杏南)이라 합니다.
일명 '살구남' 동네라 한답니다. 이 산책로는 가능한 자연과 지형지물의 특성을 살리면서 인공건조물을 설치한 안전하고 편안하고 아름답고 멋진 해변 산책로입니다. 고성군에서도 벤치마킹 하면 좋은 것 같습니다. 현대식 철골 아치형 다리가 있는가 하면, 자연동굴도 있고, 가파른 오르막길이 있는가 하며 내리막길도 있습니다. 하얀 너울 같은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는가하면, 사자같이 표호하며 바위 절벽을 사정없이 치고 나가는 성난 파도도 있습니다.
『철-썩 철 -썩 쏴아/ 때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태산(泰山)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 시가 생각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잔잔한 음악도 흐르고, 속살대는 파도소리가 들리는 곳도, 짐승의 울음소리도 있습니다. 길을 찾는 배를 인도하는 등대가 있는가 하면 길손을 인도하는 가로등도 있습니다.
 이것이 울릉도 해변 정취를 대변하는 행남해변산책로입니다. 왕복 약 2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 봉래폭포와 내수전 전망대를 관람하고 귀향하다.
그렇게 아름다운 밤을 보내고 27일 새날을 맞이합니다. 서둘러 아침식사를 마치고 방을 비웠습니다. 8시경에 버스터미널에 도착합니다. 터미널 광장에는 장애인 서예가로 유명한 이홍근 이라는 분이 희망자에 한해, 화선지에 삶에 도움이 되는 글귀를 한 장 써 줍니다.
 무상으로 보시한다고 사양하지만 그냥 받을 수 없어 약간의 사례금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아내에게 주라는 뜻으로 ‘위 정영희, 경신애인(爲 鄭永姬 敬愼愛人)’이라 쓴 서첩을 한 폭 더 즉석에서 써 줍니다. 감사하고 감사할 다름입니다. 길이길이 보전하겠습니다.
그 후 쌍둥이할배 성인봉관광버스에 올라 봉래폭포관람에 나섭니다. 봉래폭포는 저동항에 약 2km정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일행들은 삼삼오오(三三五五) 짝을 지어 봉래폭포로 향해 올라갑니다. 진입로 주위에는 온통 수 십년생의 삼나무들이 자라 울창한 숲을 이루었습니다.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며 삼나무 특유의 향긋하고 상큼한 피톤치드 향기를 발산하고 있습니다.
곳곳에 쉼터도 많아 삼림욕장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길목에는 ‘자연의 에어콘’이라 불리는 풍혈(風穴)이 있습니다. 땅 밑으로 흐르는 지하수의 찬 공기가 바위틈으로 용출되어 한여름에도 항상 섭씨 4도의 바람이 나오는 곳입니다. 그래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것입니다. 오늘은 날씨가 무더워 시원하다기 보다는 찬바람이 생생 나오는 풍혈입니다. 자연의 기묘함에 감탄하며 잠시 몸을 식힌 뒤 얼마간 올라갑니다. 그러자 절벽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봉래폭포가 그 모습을 보여줍니다. 
 봉래폭포는 해발983m로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 약 5-6부능선 쯤에 자리한 폭포입니다. 낙차가 30여m에 이르는 3단의 아름다운 폭포입니다. 이곳의 물은 북서쪽의 나리분지에 모인 강수가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에서 압력을 받아 지표로 용출한 많은 양의 물이 이곳 지형의 기복을 따라 흘러내림으로서 폭포가 형성되었다는 것이고. 하루 유수량은 3,000톤 이상입니다. 저동과 도동 등 남부주민들의 식수 공급의 귀중한 상수원입니다. 우뚝 솟은 성인봉 중턱에 걸린 하얀 비단폭 같은 그 모습이, 마치 봉황새가 날아오는 형상을 닮았기에 봉래폭포(鳳來瀑布)라 명명한 것이라고 나름 생각해봅니다.
 하산 길에 주차장 주점에서 호박으로 빚은 막걸리 한 두 사발로 목마름을 해결하고 이동하여 내수전전망대에 올랐습니다. 울릉도에서 일출관경이 가장 잘 보인다는 전망대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갈매기 서식처이자 무성한 털머위 자생지인 촛대바위에 잠시 조망을 즐기는 것으로 교우회(敎友會) 회원들과 함께한 테마기행은 그 대미를 장식합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사랑실은 교통봉사대 울릉도 지대장 안희진 쌍둥이할배’는 이렇게 말합니다. “울릉도를 삼무오다(三無五多)의 섬이라 합니다. 도둑과 공해 그리고 뱀이 없어 삼무, 향나무와 바람, 미인과 물 그리고 돌이 많아 오다의 섬이라 합니다. 최근에 건강에 좋은 울릉도 마가목도 많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돌아가실 때 마가목술도 한 번 맛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돌아가시고 다음에 또 찾아주시기 바랍니다.”를 되새기며 점심을 먹고 ‘썬 플라워’ 호를 탑니다.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성인봉을 못 오른 것입니다.
D형 장문의 편지 읽어 보시자면 고생이 많겠습니다. 감사와 강녕을 빕니다. 익살과 유머로 재미있게 많은 것을 알려주신 ‘사랑실은 교통봉사대 울릉도 지대장 안희진 쌍둥이할배님’께도 감사드리며 안녕을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