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시·군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돈 선거와 불법협찬, 자리다툼 등으로 얼룩지고 있다. 이미 현역 의장 2명과 부의장 1명이 구속됐고 상당수 의원이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의장 선거철 마다 일부에서 금권이 동원돼 말썽을 빚었고, 민심은 외면한 채 당리당략에만 치우친다는 여론의 질타는 있었지만 이번 같이 경남 곳곳에서 비리가 드러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지난 13일 김해 중부경찰서는 김해시의회 김 모 의장을 구속했다. 김 의장은 시의회 의장 선거를 앞둔 지난 6월 말 동료 시의원에게 지지를 부탁하며 3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 의장의 부탁을 받고 이 돈을 전달한 혐의로 모 인터넷신문 대표 도 구속했다. 경찰은 비슷한 방식으로 김 의장으로부터 돈을 받고 선거에서 김 의장을 뽑아준 시의원들이 여러 명 더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창원지검은 지난 5일 경남 창녕군의회 손 모 의장과 박 모 부의장을 각각 구속 기소했다. 손 의장은 군 의회 의장 선거를 앞두고 동료 의원들에게 5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의령군의회에서는 군 의원들끼리 ‘의장 밀어주기 혈서 각서’를 쓴 사실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거창경찰서는 거창군의회 의장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매수 의혹'을 수사 중이다. 군 의원 모씨가 “의장 선거에 출마한 의원이 돈을 주겠다고 했다”고 폭로한 것이 계기가 됐다.
여기다 함양군의회는 지난 5월 외국 연수과정에서 집행부, 의장 후보, 지역업체 등이 의원들에게 협찬금을 줬다는 단서가 포착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협찬자 명단에는 군수와 전·현직 의장이 포함돼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공직선거법에는 군수·의장 등은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 협찬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면 의원들도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다.
사천시의회는 후반기 의장단 자리다툼 등으로 지난달 4일 개원한 후반기 의회가 한 달 보름이 지났는데도 의장단을 구성하지도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기초의회 의장 선거와 관련해 검경의 수사를 통해 '돈 선거' 사실이 드러나거나 돈 선거 의혹이 불거진 곳이 4곳이나 된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시(군)민을 대신해 행정을 견제하겠다며 시(군)민 머슴을 자처한 이들이 염불에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잿밥’ 욕심만 채우다 탈이 난 것이다.
돈 선거, 또는 불법 사실이 드러난 곳이 4곳이지만 언제 어디에서 이와 같은 뇌관이 터질지 모를 일이다.
고성군의회는 그나마 돈 선거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다. 그렇지만 의장 선거로 인해 내홍을 겪고 있어 볼상스럽다.
의장 선거에 낙선한 모 의원은 한 달 보름여 동안 의회 등원조차 하지 않고 중요업무보고 자리, 현장의정활동에도 참여하지 않는 등 의원으로써의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
또한 전언에 따르면 의장에 거론되던 또 다른 모 의원은 사석에서 “의장으로 인정하지 못한다”며 의장 폄하 발언을 공공연히 하는 것으로 알려져 의원 자질을 의심케 하고 있다.
동료 의원들에게 선택 받지 못했으면 내 자신을 뒤돌아보는 것이 순서인데, 남의 탓을 하는것은 스스로가 삼류정치인을 시인하는 겪이다.
선거라는 것이 앙금을 쉽게 털어낼 수는 없다. 하지만 군민을 위해 존재하는 의회라고 한다면 깨끗하게 인정하고 군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모습이 필요하다.
표면상 드러나지는 앓고 있지만 의장 선거에서 나타난 표 수 만큼 서로 양분된 의원들의 행보를 군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금권 선거로 얼룩진 타 시.군 의회는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의장 선거로 인한 후유증을 안고 있는 고성군의회도 일신(一新)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