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값진 물건이 떨어진 것을 보고도 줍지 않는 것을 도불습유(道不拾遺)니 노불습유(路不拾遺)니 하고 말한다. 나라가 태평하고 민심이 순박해서 남의 것을 탐내지 않는 사회가 된 것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원래는 선정(善政)의 극치를 표현해서 한 말이었는데 상앙(商?)의 경우와 같이 법이 너무 엄해서 겁을 먹고 길에 떨어진 것을 줍지 못하는 예도 있었다.

공자가 노나라 정승으로 석단을 정치를 하게 되자 송아지나 돼지를 팔러가는 사람이 아침에 물을 먹이는 일이 없었고 길에 떨어진 것을 줍는 사람이 없었다고 전한다.

또, 정(鄭)나라 재상 자산(子産)은 공자가 형처럼 대했다는 훌륭한 정치가였는데 그는 정승이 되자 급변하는 정세를 잘 파악하여 국내의 낡은 제도를 개혁하는 한편 계급의 구별없이 인재를 뽑아 쓰고 귀족에게 주었던 지나친 특권을 시정하여 위아래가 다같이 호응할 수 있는 적당한 선에서 모든 정책을 이끌어 나갔기 때문에 국내가 태평을 이루어 도적이 자취를 감추고 백성들이 길에 떨어진 물건을 줍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한비자’ 외저설좌상편(外儲說左上篇)에 보면 자산(子産)의 정치 성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정(鄭)나라 임금 간공(簡公)은 자기 스스로의 부족함을 자책하는 한편 새로 재상에 임명된 자산에게 모든 정치를 바로잡는 책임을 지고 과감한 시책을 단행할 것을 당부했다.

그래서 자산은 물러나와 재상으로서 정치를 5년을 계속했는데 나라에 도적이 없고(國無盜賊), 길에는 떨어진 물품과 돈을 줍지 않았으며(道不拾遺) 복숭아와 대추가 거리를 덮고 있어도 이를 따가는 사람이 없었으며 송곳이나 은장도를 길에 떨어뜨렸을 때도 사흘 후에 가보면 그 자리에 그대로 있고 3년을 흉년이 들어도 백성이 굶주리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우리들이 흔히 좋은 예로 들고 있는 덴마크 같은 나라도 이 이상 나은 것은 없을 것 같다. 맹자는 말하기를 “사람은 물과 불이 없으면 못 산다. 그런데 밤에 길가던 사람이 물과 불을 청하면 안 줄 사람이 없는 것은 너무도 흔하기 때문이다. 만일 먹을 것이 물과 불처럼 흔하다면 어느 누가 착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도적을 없애는 근본 문제도 길에 떨어진 것을 줍지 않게 되는 까닭도 역시 그 바탕은 먹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