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역사가 김 화 홍

 먼저 역사란 종합 학문으로 그 원인과 결과가 뚜렷한 철학이며, 역사를 보는 눈은 반드시 그 시대의 사상(事象)을 총괄하여 뚫어 보아야만 한다.
나는 일부의 고성군민이 삼백여년(A.D300년 - 562년)간 고성읍락과 문화의 중추를 이루어 온 소가야에 관하여 비하(卑下)하는 언동과 글귀들을 긍정적으로 비판하면서 “소가야는 고성인의 자존심”이란 명제(命題)로 이 글을 쓴다.
물론 소가야의 명칭과 역사 내용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지고 아예 적을 소(小)자를 빼고 쇠가야로 하자는 논자들도 향토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이론(異論)을 제시하겠지만 이분들은 1,700년이 지난 그 시대의 역사관을 통찰하는데 연구의 보완성이 부족한 감을 느낀다.

가야사(加耶史)는 고려시대에 김부식 일당의 모화사상가들이 주체적 가야사를 잘라내어 불태운 사건 등으로 (삼국사기에는 가야사가 없고 몇 군데의 지명만 있음 : 당시 실크로드를 장악한 금관가야를 한나라는  구야국:狗邪國 - 개같이 사악한 나라로 칭하였음.) 가야사 내용의 전수가 정립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지금 가야사가 전하는 책은 일연의 「삼국유사 가락국기」뿐이며 기타 관심있는 학자들의 연구물이 전부다. 필자는 가락국기, 강역고(정약용저), 가야사 연구(천관우), 일본서기(계체, 흠명편), 백제삼서연구(이근우저),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
(국사편찬 위원회)등을 축으로 종합한 내용들을 아래와 같이 기술한다.

Ⅰ. 삼한의 성립과 고성의 명칭

 1.삼한의 성립과 소가야

전삼한(고조선의 관경지)은 마한(한반도), 진한(흑룡강성을 축으로한 만주 전역),
번한(요서 및 산동반도)에서 후삼한인 마한(충청도, 경기도, 전라도 :백제(BC18년 - AD660년), 진한(경상남북도: 신라(BC57년-AD935년), 변한(낙동강유역의 6가야: AD1세기-562년)이다.
소가야는 변한이 일부인 고성땅을 축으로 발전한 나라다.(AD300년 전후)
지면관계상 기타 가야제국의 건국 과정은 생략함.

 2.삼한시대의 고성 명칭

(1)고자미동국(古資彌凍國 - 고성의 초기 국명: 2,3세기 변,진 초기)이라는 것이 정약용의 강역고(彊域考)에 기록되어 있고 이에 관하여는 모든 학자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소가야의 또한 옛 명칭은 고자(古自:삼국사기,각종 지리지), 혹은
고사포국(古史浦國 : 삼국사기)으로 삼국지에는 역시 고자미동국으로 표기되어 있다.
 고자(古資)는 곶(串 : 굴곡의 해안)의 뜻이며, 미동(彌凍)은 물과 연관된 보통
명사다. 즉 “해안으로 둘러쌓인 반도”란 뜻이 되겠다.
이때에 고자미동국과 함께 건국된 이웃의 사천(泗川) 지역은 사물국(史勿國)이고
인접한 삼천포는 구라(仇羅), 구낭(仇良)이라 했다. (2,3세기).

(2)소가야(AD300년 - 562년후)
가야(加耶)는 가라(加羅)와 같은 뜻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여사는 중심 읍락(邑落)을 의미한다. 낙동강 유역의 가야 발전은 마한(백제)과 진한(신라)에 비하여 늦게 발전했다.
이유인즉 6가야(성주,고령,창녕,김해,함안,고성)등은 백제와 신라의 틈새에서 이들의 정치, 군사적 팽창 세력의 영향이 컸다.
후에 여섯 가야는 가야 연맹체제를 유지하며 초기에는 김해의 금관가야를 축으로 발전하였다. 6세기초 금관가야가 신라의 침입으로 망하고(522년) 후기에는 대가야(고령,함양,합천)가 맹주가 되었으나 통합된 국가로서의 발전은 없었다.
(천관우선생은 가야연맹 체제가 미약했다고 주장함.)
 이로 인하여 5,6세기초는 신라의 침입이 있었고 6세기에는 백제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었다.
우리 고성은 520년대부터 30년이 넘게 백제의 지배를 받게 되었고(백제삼서가 일본서기에 미친 영향 : 이근우저) 그 후, 함안의 아라가야와 함께 562년대에 신라에 함락당하였다.

※왜 소가야가 고성인의 자존심(自尊心)인가를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첫째, 소가야는 그 시대에 군사적 요충지로서 백제 지배를 받기 이전부터 굳건히 나라를 보존할 수 있었다.
백제사를 보면 삼면의 바다와 계곡 및 산의 지형은 적의 공격이 어려우며 또한 손쉽게 방어할 수 있었다.
그래서 6세기에 백제는 고성을 그들의 남방 최후 보루지로서 고성 상리는 만계(滿溪)로 백제군이 오랫동안 주둔하였다. 백제는 처음에 십여년간 군령(軍領)을 두고 세금을 거두었고, 그 다음 30여년간 백제의 직속령으로 임했다.
그 실례가 고성의 한기(旱岐:지배자)가 백제성왕의 부름에 두 번이나 임하여 가야 10여국과 함께 금관가야 수복에 관한 논의를 했으며, 이때 일본서기 계체, 흠명왕(欽明王)편에는 고성을 고차(古嵯), 구차(久嵯)라 불렀다.
 이와 같이 고대국가로 주민과 문화 보존을 향유할 수 있는 군사적 면에서 요충지를 차지했고 또한 해양 및 육로의 교통 발달을 들 수 있겠으며 이와 같이 견고한 자연 방벽을 갖추었기에 고성(固城)이라 했겠다.

 둘째, 소가야는 삼면이 바다로서 풍부한 어장과 또한 넓은 들녘을 이루며 생활했기에 해양 문화와 풍요로운 농경문화의 꽃을 피울 수가 있었다.
초기에는 고자미동국의 의미가 내포한 수산자원 및 해상의 중계무역(일본,백제,중국 남조)을 장악하여 경제 및 문화적으로 번영할 수 있었다.(동해면 내산리 고분 내용물, 송학고분의 적색묘실 : 백제5,6세기)
뿐만 아니라 철과 동의 채굴이 풍요로워 생활도구와 농기구들이 철제로 되었고 철제무기 및 갑옷과 토기류들이 소가야의 수준 높은 문화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 고성읍을 중심한 읍락(가야)과 그 주위의 크고 작은 마을들이 집단적으로 형성되어 있었다.(동외동패총, 서외오거리 주거지 발굴, 고성토성 주위의 주거 유물 등)
4-6세기 가야사회의 읍락을 고찰해 보면 집단 호수가 큰것은 4천-5천호, 작은것은 6백-7백호로 구성되어 있음을 본다.(국사편찬위원회 고대조사록, 가야사연구)이러한 표본을 중심으로 볼때 소가야의 호수는 고성읍지구가 적어도 5천호이상으로 충분히 예상되며 현재 고성읍의 호수는 1만2천360호로 많은 사람들이 고성을 떠났다고 증명한다. (조선시대 16만명, 고성읍지 및 고성읍장들의 증언담 : 고성토성축조, 송학고분 및 각 지역의 무덤과 면별의 저수지등)
그리고 살기 좋은 해안이나 전답이 풍요로운 지역은 최소한 100-200호로 널리 산재되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각종유적)
가야시대의 고성 인구는 기록은 없으나 국가 방어 및 농경문화의 총체적 인구는 지금의 고성인구(약5만여명) 보다 많았을 것이다(고성읍장들의 추론).
그 당시 소가야는 지형상 6가야중 가장 영토가 좋은것은 사실이다. 삼국유사는 6가야 성립 당시(5,6세기) 고성이 소가야로 역사에 표출된 것으로 적고 있으나 유사(遺事)란 유문일사에 준한것이지 정사(正史)로서의 가치성이 희박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고성을 소가야로 불렀는가”에 관하여 몇가지 가야저서들과 그 당시 고성의 역사적 사상(事象)을 총괄해 볼때 필자는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6가야 연맹체제(만숙기) 이전의 초기 가야시대(4세기)에 고성의 중심 마을(읍락) 이름이 소가야이었다.
이 읍락이 역사의 흐름에 더욱 번창하여 고성군 전체를 대변하는 명칭으로 불리게 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근거자료:천관우저 소가야 연구서 4쪽-가야,기타읍락의 이름은 그 사용예에 따라 광의와 협의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은 이명동체(異名同體)다.」 가야시대에 우리 고성뿐만 아니고 대부분의 가약국명(國名)들이 중심 읍락을 기틀로하여 부르던 이름임을 알아야 하겠다.
고성의 소가야는 4-5세기에 일찍 발달된 것으로 보이며(청동기,철기혼용) 그 시대의 주민들은 해안에서 농경문화의 발달로 관개수가 풍요로운 넓은 곳으로 이주 했다.(6가야의 발전내용)
고성의 송학고분등의 발굴 유물들은 5세기말에서 6세기에 걸쳐 소가야의 우수한 문화 유물등을 볼수 있다.(고성 박물관)
이상에서 고찰한 소가야는 교통과 군사요지인 점, 해양문화 및 농경문화 발달, 자원의 풍요에 의한 철제 농기구와 무기류의 양산(量産),
사계절이 분명한 따스한 해양기후 등은 사람이 살수있는 좋은 여건을 구비하여 소가야가 6가야 연맹체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소가야는 이웃의 사천(사물국:史勿國), 삼천포(구라:仇羅), 마산(골포국:骨浦國), 하동(대사:帶沙),거창(馬峙) 기타 중소대국을 제치고 당당히 독립된 가야국으로 타5국와 자웅을 겨룰 힘을 가졌다는 것은 고성인으로서 얼마나 자랑스럽고 자존심이 넘치는 고성의 명칭인가. 4-6세기 변한땅에는 무수한 나라가 철기와 농경, 해양 문화를 바탕으로 그들 나름대로의 힘을 배양하고 있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소가야의 후예로서 오늘은 물론, 미래에 영원토록 자랑스런 소가야의 찬란한 역사 발전상을 승화 시키는데 가일층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국력은 바로 언어권력과 역사권력 및 민을 위한 정치권력의 합산체다
우리 고성은 고자국, 고자미동국(1-3세기)→소가야(4-6세기)→고성(신라 경덕왕 8세기)→철성(고려시대 10-19세기)→고성군(갑오개혁 1894년후)등으로 이어져 왔다.
소가야는 결코 국력이 작은 소국이 아니고 가야연맹체의 축으로 발전된 가야제국의 대들보 역할을 한 이름임을 알고 후손들에게 값지게 전수하면서 이 땅에 살아가자.
그리고 당부하고 싶은 말인즉,  소가야를 비롯한 옛 고성의 역사 명칭에 관하여 연구없이 비하하는 내용의 언동은 삼가해줄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