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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만화방초」로
정해룡 시인의 칼럼 '돈자모티'(돌아 앉은 모퉁이)
2011년 04월 22일 (금) 18:57:23 고성미래신문 webmaster@gofnews.com

   
 
벽방산 서북 방향으로 뻗어 내린 능선 자락에서 어린아이를 돌보듯이, 어른을 공경하듯 정성스레 녹차를 가꾸며 키우는「만화방초」라는 녹차농원이 있다.「만화방초」란 이름은 사계절 내내 꽃이 피는 곳이란 뜻이다. 객지에 나가 일가를 이루거나 성공을 하면 대체로 고향을 등지고 살아가기 십상인데 이「만화방초」집주인은 그렇지가 않다. 젊은 시절 무역업을 하면서 외국을 나다니다 보니 불현듯 우리 옛 것이 그리워졌고 우리네 정서가 배어있는 환경과 풍경이 무작정 좋아져서 어릴 적 떠난 고향을 반백이 지난 후에 되돌아 와서 선대가 물려준 땅을 일구었다고 한다.

집주인은 몇 십여 년 동안 조그만 회사를 운영하면서 번 돈으로 그 땅에 거제도의 외도와는 다른 특색 있는 농원을 만들어 보겠다고 틈틈이 희귀나무며 석물(石物)이며 야생화를 구입하여 산 이곳저곳 곰탁곰탁 짜임새 있게 배치해 놓아 그야말로 그 이름 그대로「만화방초(萬花芳草)」다.

봄이면 복수초와 얼레지, 양지꽃, 할미꽃, 수선화, 제비꽃, 노루귀, 현호색, 금낭화, 처녀치마, 붓꽃 등이 어우러져 다투어 피어난다. 그 중에서도 매화와 벚꽃은 단연 압권이다. 멀리서 보면 소나무 숲 사이로 짙푸른 엽록색 갈매 빛과 대비가 되어 우윳빛 벚꽃이 꽃 등불을 화안히 주렁주렁 켜달고 있는 모습은 마치 무릉도원 같기도 하다.

그러니 굳이 매화 구경하려 멀리 섬진강변까지 가지 않아도 되겠고 벚꽃 감상하려고 진해로 가지 않아도 되겠다. 우리 지역에 터 잡고 사는 사람들, 친구나 가족, 연인끼리 발품을 팔아서 자주 찾아 가보기도 하고 더러는 입소문도 내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좋은 명소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리는 것도 고향사랑의 한 방편이리라.

특히 가을이 되면 붉은 상사화 꽃이 바람에 붉은 물결을 이루는 정경은 과히 장관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그리워지듯 벌써 가을의 상사화가 보고파진다.
지난 겨울은 어찌나 무작스레 추웠던지 녹차 잎이 죄다 얼어서 말라 버렸다. 까치 혓바닥 같은 잎사귀를 따서 갓 덖은 햇차로 평소에 마음에 담아 두었던 사람들을 불러서 품평회 겸 맛을 시음하며 덕담도 나누었다는데 올해는 햇차 맛보기는 글렀다고 한다.

녹차에 대해서 내가 알면 얼마나 알겠느냐 마는 나는 녹차도 좋아 하지만 이맘때 산에서 들에서 피어나는 야초나 야생화의 여린 순을 따서 덖어서 그늘에 말리고 비닐봉지에 넣어 두었다가 한겨울 더운 물에 우려내어 마시는 것을 특히 좋아한다. 약용식물이나 야생화의 여린 순을 딸 때 조심해야 할 것은 한 참에 있는 대로 뿌리 채 채취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염소나 소가 풀을 뜯을 때 유심히 관찰해 보면 한 나무에 달라붙어 왕창왕창 뜯어 먹는 것이 아니라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겨 다니면서 조금씩 야금야금 여린 잎사귀만 먹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한꺼번에 많이 뜯어 먹으면 나무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에서 분비하는 쓴 독성을 내 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짐승과 나무 사이에도 서로 공존하기 위해서 지키는 최소한의 예의와 룰이 있다. 이런 것은 욕심이 게걸스러운 인간들이 짐승들한테서 배워야 할 덕목이다. 야생화나 약용식물의 여린 잎사귀만 조금씩 채취하면 산야초나 야생화도 보호하고 또한 몸에도 좋은 훌륭한 식재료도 얻게 된다. 그러나 「만화방초」농원 내에 있는 야생화나 산야초는 집 주인이 땀 흘려서 심고 재배하는 것이니 만큼 채취는 삼가야 할 것이다.

등산도 테마 등산이라 하기도 하고 목적 산행이라고 하여 굳이 산 정상에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약용식물 잎사귀 채취 산행도 있다.
요즈음에는 부쩍 ‘숲 해설가’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나무와 식물의 이름을 제대로 알고 배워 보고자하는 것이 ‘숲 해설가’ 강좌다. 사람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다 보니 다소 생활의 여유가 있는 노령층에서 숲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은 아주 바람직스럽다. 월든 호숫가의 은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숲속을 홀로 산책하는 것이야말로 신의 섭리’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숲을 걷는 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이 봄 다 가기 전, 벽방산의「만화방초」로 가 보자! 가서 즐거운 사람과 함께 숲속을 걸어보고 산행도 하고 몸에 좋다는 산야초로 녹차를 만들어 마시는 것도 이 봄에 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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