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형갑고성미래신문지면평가위원

이 고성의 미래(未來)를 알려거든 군청을 보면 알 수 있다. 군청은 고성 발전의 메카요, 이 고성의 양심(良心)과 정의(正義), 공정(公正)의 상징이며 군민을 위한 결사봉공단체(決死奉公團體)의 집약(集約) 및 군력(郡力)의 본류(本流)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자체 경영의 모든 힘과 근간(根幹)이 군청의 수장(首長)인 군수(郡守)의 도덕성(道德性)과 정치력(政治力)에 있음은 굳이 췌언을 요하지 않는다.
그런데 근자(近者)에 군수가 저지른 도덕성 위배 등 선거법 사건을 지켜보는 죽을 맛 나는 고성의 불행한 군민여론이나 언론은 “최 군수는 껍질을 벗기면 벗길수록 의혹(疑惑)이 한없이 나오는 양파”라고 한다. 그러나 재선거 당시의 고성 언론 또한 껍질을 확실히 벗기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노회한 거짓말에 나도 속고 군민도 속은 것이다.
재선거로 불행한 군민을 다독여야할 무한책무(無限責務)를 안고 당선된 군수가 또 선거법으로 기소 재판중이니, 설사 일부 무죄(無罪)가 인정되더라도 이미 행정·동력상실(行政動力喪失)에서 오는 혼란의 파장(波長)이 엄청나고, 군민들을 허탈감에 빠지게 한, 참 나쁜 군수가 되는 것이다. 그르므로 군민을 두 번이나 불행에 빠지게 한 최 군수의 당선은 단순한 추상명사일 뿐 도저히 승리 일 수 없고, 불행 속에 죽을 맛 나는 고성 경제를 가중(加重) 침체(沈滯)시킨 장본인(張本人)이다.
7개월 남짓 재직 중에 일어난 공직사회(公職社會)의 일탈행위(逸脫行爲) 또한 알량한 군수의 리더십 한계를 충분히 드러냈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이 있듯이, 언 듯 봐서 공무원출신 최 군수와 군청 공무원들은 친근할 것 같은 점이 많아 보인다. 그러나 살아온 문화 습득이 급격히 달라 토론 속에 교감을 얻지 못하는 등 근본적인 사고방식(思考方式)의 차이를 극복할 도량(度量)이 부족하다.
무시하지 못하는 나이 때문인지 서민행보라는 군수가 데리고 들어간 부속실 정무직도 2명이다. 이제껏 군수들은 1명을 데리고 가는데 서민행보를 한다는 군수가 군비를 더 많이 출혈시키는 얄팍한 수작도 요사스럽다. 처음에는 무슨 괴이한 논리를 같다 붙이더니 이제는 아예 군민의 눈을 무시하니 교만스럽다.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돈벌이에만 급급한 건전치 못한 건설업자의 방식에 고성을 맡긴다면 결국 손해 보는 것은 군민이다. 이런 죽을 맛 나는 고성이 불행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군청이 이러니 새삼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친 미국 지방언론이나, 노벨상보다는 민족시인으로 불리고자 밀려들어오는 소련군 탱크를 맨몸으로 막아섰던, 폴란드의 양심 무르젝크가 생각난다. 왜 우리는 이토록 자랑스러운 언론과 지성을 갖지 못했을까. 그저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다.
최 군수!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이기 때문에 강하다. 그러나 갈대처럼 흔들리기 쉽기에 약한 것이 인간이다. 그러기에 각자의 양심, 내 양심이 문제인 것이다. 그러면 과연 인간의 양심으로 어디까지가 정의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의 편에 서서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자기 방어의 한계일까? 참으로 어려운 문제요 그 해답 또한 어렵다. 사상과 이념마저 바꾸며 가슴깊이 지지했던 자로서 양심의 가책(呵責)을 느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맹견(猛犬)을 키울 자신이 없는 무능하고 노회한 주인은 의리를 저버리고 비겁하게 맹견을 죽이려다 오히려 물려 죽는 수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곳곳에 숨어있는 적과의 싸움이나 사냥을 할 때는 맹견에 애착(愛着)을 가지지만, 싸움이 끝날 때쯤이면, 괴이한 논리로 꼬리 흔드는 애완견(愛玩犬)에 눈길을 보내며, 항상 관찰해야하는 맹견은 충견(忠犬)이라도, 심약(心弱)하고 비굴한 자들에겐 두려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는 동서고금 졸장부(拙丈夫)의 아집(我執)이요, 토사구팽(兎死狗烹)의 어원(語原)이며, 배은망덕정치(背恩忘德政治)의 권모(權謀)와 술수(術數)이다.
물론 그동안 신세진 사람, 갚아야할 빚이 있는 사람, 고마운 은공에 답해야할 사람, 인고의 세월을 같이 울어준 사람이 없겠는가. 이 모든 것이 멍에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쟁과 배반’은 측근에서 시작된다. 시기와 질투가 형제사이에서 먼저 생기는 이치와 같다. 배반의 슬픔을 겪지 않길 바란다. ‘어떤 놈은 인삼뿌리 먹고, 어떤 놈은 무꼬랭이 먹어야 하느냐’는 민심이 나오지 않도록 주변정리를 깨끗이 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군민들은 이씨조선 사화의 비극을 되풀이 할 수 없다면 불행을 갈아 앉히고 냉정하게 문제접근의 방법, 그리고 궁극적 해결방법을 모색해보자. 어쨌든 불행한 선거법 사건은 우리 고성에서 일어났고, 이 고성이 너와 나 경계가 없는 하나의 지자체 속에 산다면, 용서와 화해의 마음으로 똑바로 가운데 자리에서 생각해보는 지혜와 긍지를 갖자.
그래서 돼먹잖은 정치꾼들이 더 이상 죽을 맛 나는 고성의 불행을 그네들 정치생명연장의 수단으로 삼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자. 경제가 엉망진창으로 추락하고 있는 고성에서 우리의 군력을 비생산적인 소모전으로 쓰지 말자는 것이다.
익숙지 않은 기준의 주장이지만 울분과 자괴감을 군민의 이름으로 직필하며 고성발전을 진심으로 바란다. 불행한 고성이 당면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친 듯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애틋한 바람이 시원하게 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