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부 고성문화원 이사

2016년 5월 30일. 고성문화원향토사연구소 회원들은 5월 관내 역사유적지 답사를 당항포 이순신 장군 테마존에서 가졌습니다.
 구국의 성웅으로 추앙되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우리 고장 고성과는 인연이 매우 깊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00여년 전 충무공께서는 7년간의 임진왜란을 맞아 온 나라가 바람 앞의 촛불처럼, 계란을 쌓아 놓은 형세처럼, 온 나라가 최악의 위기를 맞았을 때, 그는 마치 하늘이 내린 인물 같이 우리 곁으로 다가와 나라를 위기에서 구했습니다.
 첫 해전인 거제 옥포에서 부터 마지막 해전 남해의 노량해전까지, 그 분은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습니다. 전승이었습니다. 23전 23승이란 전승이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세계해전사(世界海戰史)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전무후무(前無後無)한 불패의 신화적인 것입니다.
 충무공의 23전의 전승 중 3차례는 우리 고장 고성에서 세웠습니다. 지금의 거류면 화당리 일원으로 추정되는 적진포해전과 회화면 당항포의 1차, 2차 당항포 대첩이 바로 그것입니다.
 특히 같은 장소에서 2차례의 전승을 이룬 곳이 바로 당항포대첩지뿐입니다. 이러한 역사의 기록을 되새기며 나라사랑 정신을 함양코자 현장 답사를 가졌습니다.
 관광버스를 타고 맨 먼저 도착한 곳을 충무공의 영정을 봉안한 숭충사(崇忠祠)였습니다. 정문인 추광문(秋光門)과 안진문(雁陣問)을 지나 숭충사에서 향불을 사르며 합장 묵념을 올리며, 공의 자작시 ‘한 바다에 가을 빛 저물었는데/ 찬바람에 놀란 기러기 떼 높이 떴구나!/ 가슴에는 근심 가득 잠 못 이루는 밤/ 새벽 달 창(窓)에 들어 활과 창(創)을 비추네!’를 마음속으로 읊조려 보았습니다. 새벽까지 잠 못 이루며 전장에서 나라를 구하고자 하시는 공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목이 메이고 눈물이 흘렀습니다. 
 나라를 지켜야 할 임금은 야밤에 백성을 속이고 사작(社稷)도 내팽개치고 평양을 거쳐 멀리 의주까지 도망쳐 버렸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충무공은 의연했습니다. 오직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의연했습니다. 고립무원孤立無援), 사방에서 왜적을 맞아야 할 외로운 섬 한산도(閑山島)에서 칼을 갈았습니다. 가을은 깊어 하늘 높이 뜬 기러기 떼는 줄을 지어 고향 땅 남쪽으로 가는 야삼경을 지나 이윽고 새벽이 되었건만, 왜적을 물리칠 근심과 걱정 때문에 잠들지 못했습니다. 뜬눈으로 검은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가슴이 저리도록 신음하였습니다. 달빛이 창문을 통해 활과 창을 비출 때 오로지 이 활과 창으로 왜적을 물리치고 위기에 처한 나라와 토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겠다는 구국의 심정뿐이었습니다. 그 애타는 심정이 오롯이『한산도의 밤(閑山島 夜吟)』이 시에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숭충사(崇忠祠! 글자 그대로, 이곳은 충무공의 애국‧애민하는 충정정신과 대첩의 전공을 높이 기리고자 우리고장 고성군민들이 뜻을 모아 건립한 사당입니다. 당항포대첩지를 바라보는 아늑한 곳에 공의 영정(影幀)을 봉안(奉安)하여 추모하는 사당입니다.
 숭충사를 드나드는 외문인 추광문(秋光門)과 내문인 안진문(雁陣門)은 바로 『한산도의 밤(閑山島 夜吟)』에서 따온 글자이기에 충무공의 애국심을 크게 나타냅니다.
그곳에 서서 느껴보았습니다.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신 분, 강대한 적을 맞아 신출귀몰(神出鬼沒)한 전략과 전술로 수십 번의 해전을 승리로 이끄신 분, 세계 해전사에서 빛나는 인물로 민족의 영원한 귀감이 되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영정을 통해 시공을 넘나들며 살아서 이렇게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싸움이 한창 급하니, 내가 죽었다는 말은 하지 마라. 군사를 놀라게 해서는 안 된다.” 
숭충사 참배를 마친 회원 모두는 ‘임란창의공신현충탑’과 ‘당항포해전관’을 찾아 추모 묵념을 했습니다. 임란창의공신현충탑에는 분연히 의병으로 창의하여 목숨을 걸고 왜적을 무찔러 나라와 고장을 지켜내신 고귀한 44분의 우리고장 고성출신 선조님들의 행적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숭충사 앞에 건립된 당항포해전관은 제1차 당항포해전 승리에 기여한 충절의 여인 기생 ‘월이’ 애국심을 기리는 곳입니다. 충절의 여인 기생 월이의 공적과 충무공의 당항포대첩의 기록을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 전시관입니다. 
지나가는 길손이여! 관광도 좋지만, 이 곳 당항포에 깃든 승전의 역사도 알아 갑시다.
‘나라를 잃은 민족은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역사를 잃은 민족은 다시 잃어 설 수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을 되새겨봅니다.
그날의 승전의 함성이 들려오는, 역사가 살아 있는 당항포 충무공 이순신 장군 테마존 역사유적지 답사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고성문화원향토사연구소의 무궁한 발전과 모든 회원들의 행복도 축원합니다.